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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 당선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믿는 게 아닙니다.
게시물ID : sisa_9035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김한나
추천 : 4
조회수 : 428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4/22 18:04:48
평소 오유 눈팅을 더 자주 해왔고, 오늘도 다름없이 그랬는데 한창 북적이네요. 무슨 문제 때문인지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댓글 정독 중 '저 사람들은 문재인이 당선되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 믿는 광신도들 같다'는 논지가 있어 참 답답합니다. 

그게 아니라, 문재인이 아니면 모든 게 더 나빠질 거라고 믿는 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문재인 외의 유력한 후보? 안철수죠. 그 외에 홍준표, 심상정? 이들이 된다고 더 나아질 건 없습니다. 확신컨대 더 나빠지기만 할 겁니다.

제 주변 사람들 중 자칭 페미니스트들 참 많아요. 그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문재인도 여성혐오자, 심상정이야말로 진정한 대안이죠. 그래서 심상정에게 표를 줄 거라고 하네요. 심상정도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은 무효표를 던지거나 아예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 음, 그래요. 하지만 제 생각에 그 모든 일들은 결국 안철수를 찍는 것과 다름없다고 봐요. 아니, 안철수를 돕는 거겠죠.
왜? 우리는 항상 이런 식으로 표가 분산되지만 안철수를 지지하는 자칭 보수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문재인이 싫어서 안철수를 뽑을 테니까요. 항상 이런 식이었죠. 새누리는 결속되고 민주당은 분열하는. 그리고 이번에 새누리가 분열된 건 박근혜 게이트로 인한, 제가 기억하는 한 최초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겠죠.
그럼 다시 판을 뒤엎기는 상당히 힘들 테고요. 그들은 반칙을 일삼아도 봐주지만 민주당은 절대 용인되지 않으니까.

지난 대선 때의 오유 분위기를 기억합니다. 거의 문재인이 당선될 거란 확신이 있었죠. 물론 결과는 정 반대였지만요. 저는 그 실패를 기억하고, 이번 대선도 결코 '설마 안철수가 되겠어?' 라고 방심할 수 없다고 봅니다. 마치 그때도, '설마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 되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현실이 되었듯이요.

저는 문재인이 당선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선 날이 지나기 전까진 절대 방심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투표권은 개인에게 있고, 누굴 뽑는 것도 아무도 뽑지 않는 것도 개인의 자유지만 정권교체, 박근혜 정부 완전히 청산하기 위해선 문재인이 되어야 합니다. 
일단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제외하고,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도 예, 대통령 되시면 적폐청산 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후보가 대통령 될 가능성이 있나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재인이었습니다. 첫째,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문재인 뿐이고. 둘째, 안철수가 안 될 가능성이 아주 없지도 않아서요. 저도 문재인 후보의 모든 공약이 마음에 드는 건 아닙니다. 여성 할당제, 싫어요. 그러나 안철수는 안 되기 때문에 문재인을 지지합니다.

선거는 최선이 아닌 차악을 선택한다는 말이 문득 생각납니다. 지금 저희가 상대해야 하는 적은 오랜 시간 축적된 적폐이고, 그걸 상대하기 위해선 '이길 만한 후보'에게 힘을 실어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이기지 못하면 앞으로 기회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도. 그래서 지지철회가 안타깝습니다. 그냥,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다시 없을 적폐청산의 기회라는 걸 다시 한 번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래도 너무 배신감이 커서, 너무 화가 나서, 도저히 안 되시겠다면 어쩔 수 없겠죠. 긴 글 읽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주말이니만큼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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