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감입니다. 8년전에 나온 던오브워2 는 친구들과 3년에 걸쳐 2천시간 가까이 즐겼던.. 그야말로 인생 겜이라고 할정도로 광팬이었습니다.
심지어 초창기에 구매했던 패키지는 당시 마소라이브 정책때문에 설치 횟수 제한이 걸려 (피시방에서 친구들과 자주 즐겼습니다.)
3번이나 재구매를 했구요. 한번은 마소 서비스 센터에 전화해서 억울함을 토로하고 키를 구걸해서 한번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2의 장점은
임팩트있는 사운드, 강렬하고 웅장한 음악
시대를 뛰어넘는 전투 시스템 (물리엔진의 적용, 기갑과 보병, 근접과 원거리 등의 카테고리를 구분해 상성이 뚜렸한 유닛 테이블)
심플하지만 눈에 잘 들어오고 간지나는 전투 이펙트나 화기 이펙트, 묵직한 타격감. 무게감 있는 유닛 디자인과 모션.
훌륭한 종족간 테마와 개성있는 전투스타일의 구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역전의 희열을 안겨주는 거점 점령식 빅토리포인트 줄다리기.(가끔 분대삭제시 헐 나 망함ㅋ)
제압과 퇴각 시스템, 워기어를 장착하는 식으로 깔끔하게 이루어지는 분대별 업그레이드.
손이 빠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전술과 상황판단에 무게를 둔 조작.
가독성 좋은 미니맵 등등 그야말로 RTS의 마스터피스가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뿌듯하지만 종족간 밸런스는 논외로..)
그런데 2가 워낙 명작이었던 탓인지 3은 상태가 영 좋지 않아보입니다. (혹시 제작진이 전혀 다를까요?)
2와의 차별성을 주려고 했던 것인지 아니면 블리자드의 대중성을 벤치마킹하려고 했던 것인지
뭔가 변화를 많이 주긴 했습니다만 결과물이 참담해보입니다.
사운드나 이펙트, 유닛모션등 디자인이 되려 가벼워지거나 조잡해졌고, UI는 가독성이 떨어지는데다 유일하게 잘했다고 생각이 드는
공식 한글화는 폰트가 너무 작아 잘 읽히지가 않고 유닛초상화 역시 비슷한 유닛들 끼리는 분간이 잘 안됩니다.
미니맵은 난잡함의 극을 달리고 거점의 종류나 역할 역시 구분도 잘 안됩니다.(첫인상은 안좋지만 이건 눈에 익으면 될것 같긴 합니다.)
분대별로 워기어를 장착시켜주는 식으로 깔끔하게 정리, 분화됐던 유니트 트리가 그냥 여러 종류 유닛들을 나열해놨습니다.
그러면서 스타나 워크가 생각나는 진부한 업그레이드 건물과 생산건물이 새로 생겼습니다.
2를 통해 접했던 워해머에서는 기존의 RTS들과는 차별적으로 과감히 전투 이외의 과정을 간략화 했습니다.
좀더 자주 전투를 접할 수 있었고 전투에만 집중하며 즐길 수도 있었습니다. 생산이 굵직하고 쉬우니 손이 느려도 되는건 덤이었죠.
유닛들간 상성이 뚜렷하고 업킵의 역할이 확실하기 때문에 빅토리포인트가 동나기 전까지 얼마든지 엎치락뒤치락이 가능했습니다.
한두번 싸움에서 밀려도 다시 만회할수 있는 기회가 계속 있었죠. 이렇게 바뀐것이 1의 영향이자 장점인건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제압과 퇴각시스템이 삭제 된 것 같습니다. 몇몇 스킬에 의한 기절효과나 속박효과는 있어보였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게임을 충분히 많이 못해봐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는데
유닛간 상성이 불분명해 보이고, 기갑이든 뭐든 다수의 화력에 쉽게 녹습니다. 제압이 없으니 때거지로 몰려다니는 무리를 견제하기도 힘들고
아군이 한번 쓸려나가면 전황을 복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집니다. 더군다나 퇴각도 없고요.
본격적인 물량전을 그리고 싶어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참신하고 독창적이었던 워해머의 전략이나 전술적인 부분이 너무 단순해지거나
진부한 과거로 회귀한 것 같습니다.
적어도 던오브워 넘버링을 할 만큼 깊이있는 고찰과 연구를 통해 나온 3번이 아닌 별개의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시 내가 과거의 추억을 너무 미화시키고 있지 않은가 하고 다시 3을 끄고 2를 설치하고 플레이를 해봤습니다만
차라리 최신엔진으로 리메이크하거나 나머지 종족 추가를 하고 멀티서버를 개선하는 쪽으로 게임을 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구매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오픈베타를 꼭 해보시고 판단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제게는 어렵기도 하고 2와는 너무나 다른 취향의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볍고 스피디한것이 오히려 스타의 그것과 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