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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말이네요.
시쳇말로 '불금'이라 한다죠.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그런 말 인정하고 싶지 않네요.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는다는 그런 고리타분한 이유 때문은 아닙니다.
정말, 싫어요.
많은 사람이 쓴다고 해도, 저 빼고 모든 사람이 그 말을 쓴다고 해도, 저는 그 말이 싫습니다.
그 말을 담는 사람을 상대하기도 싫을 정도니까, 이 정도면 중증이라고 해야겠죠.
제가 이러는 게 어떤 계기가 있긴 했습니다.
세월호 사건 때 귀에 못이 박이도록 지껄여대던
다들, 벌써 잊으신 건 아니죠?
세월호 사건 때 언론이 그리 지껄여대던 그 저속한 조어법에 가슴 먹먹했습니다.
어쩌면 외국어를 단순 인용했을 수 있겠죠.
그런대도, 저는 순순히 인정해 줄 순 없네요.
누가 지은 말이건 간에, 어떻게 사람의 생명을 재물과 연결지을 생각을 했을까요?
무슨 이유로, 시청자-독자에게 실종자들이 살아있을 거라고 희망고문을 했을까요.
발상이 참 저열하고 비루합니다.
저는, 그 이후였던 것 같아요.
조어법이 저속한 말들은 가능한 한 입에 담지도, 글에 쓰지도 않기로 했습니다.
저 스스로, 지금 저 위에 저렇게 써 놓고도 몹시 불편해하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모순이죠.
우리 사는 한국 사회만큼이나 그렇죠.
...
가슴 칠 일이 더 있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다룬 문학들이 있었단 말입니다.
제 짧은 소견으로는 그건 문학이라고 할 수 없을 참담한 수준이었습니다.
얼마나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이었으면 그랬을까 싶었지만
그 정성스러운 저작 의도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문학이 보도문건처럼 돌변하는, 그 비참한 현장을 수시로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그건 차마 나열이라곤 할 수 있어도 은유라고 할 수 없었으며,
공감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통찰이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
더 기가 막힌 건, 현실로 난도질당한 문학을
블랙리스트라는 이름으로 통제했다는
사실.
저로서는 그건 차라리 부관참시에 가까웠습니다.
죽어가는 문학, 한번 찔러나 보겠다는 심산이 아니고서야
문학의 사체를 품에 끌어안고 통곡을 해도 모자랄 판에 어떻게 그런 짓을 감히 저지를 수 있을까요.
...
저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습니다.
문학의 자살
그리고, 이어지는
확인사살.
...
죽어가는 목숨 귀한 줄 알면
죽어가는 목숨 건지려고 사지(死地)에 뛰어드는 목숨 귀한 줄부터 알아야 했습니다.
역으로 따져볼까요.
목숨 건지려는 목숨 귀한 줄도 모르는 이들이
그 어떤 목숨 하나라도 건지려 애썼을까요?
...
요즈음 세월호 수습에 관한 맥빠진 브리핑을 보며 드는 생각은 이런 겁니다.
"너희들이 이제야 세월호에 뛰어들었구나.
하지만, 늦었단다.
괜한 소동 일으키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