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답답하고 상처투성이인 연애를 끝냈어요. 제 손으로 끝냈습니다. 그 동안 맘고생한게 있어서 그런지, 심리적으로 공허함이 크게 다가오고 그러지는 않네요.
그런데 이 새벽,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지난 달 말 전남친에게 돈을 빌려줬었던 일을....
당시 그이는 자동차 접촉 사고 후 수리비, 어머니 생신 등으로 지출이 많은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옆에서 그런 일들을 지켜보고 있었구요.
돈 문제로 힘들어하길래 정 힘들면 나한테 말해도 된다고 했었습니다. (네, 제가 제 입으로 빌려줄 수 있다고 한거죠.....) 자존심이 강한 사람인걸 알기에 이 말을 꺼내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웠었습니다.
고민하던 그이는 저에게 미안하지만 60만원 빌려줄 수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저는 정말 흔쾌히 그 자리에서 60만원을 송금해주었습니다. 그 정도 여유는 있었어요. 언제까지 준다고는 안했었고 그냥 후딱 준다고 그러고 넘어갔었습니다.
빌려줄 당시는 좀 늦게 받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왜냐면 그 때는 몇번의 사소한 다툼 후 화해하고 사이가 좋았던 시기라, 당장 다음 달 헤어질 일이 생길거라는 생각은 전혀 할 수 없었거든요.... 제가 실수한거죠.....
돈 거래가 있고 얼마 후 어떤 일로 인해 크게 다투게 되었고 결과는 이렇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일이 돈과 관련된 그런 일은 아니었어요.
그이 월급일은 지난주였었습니다. 서로 월급날이 언제인지는 알고있었거든요...
물론 헤어진지 며칠 지나지않아 미처 돈 생각까지 못하는거 일 수 있다는거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근데 그냥 제가 돈을 빌려줬었던 일까지 기억하지는 못하는거 같아 걱정이 됩니다.
지금 당장 제가 60만원이 없다고 어떻게 되진 않아요.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전 그냥 이 사람과 더 이상 엮이고 싶지가 않아요. 전 그이를 최대한 빨리 잊고 싶습니다. 빨리 잊고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어요. 돈 받고 더 이상 서로 엮이는 일 없이 그렇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이를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말을 해야 할까요..... 아님 알아서 줄 때까지 기다려야하나요.....
출근해야하는데 잠도 못자고 혼자 끙끙거리다 조언을 얻기 위해 글을 올려봅니다. 많이 답답하시죠...... 저도 참 답답하네요............ 고구마 백만개를 물 없이 한꺼번에 먹은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