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중인지라 시간이 많이 남습니다.
그래서 컬투쇼 사연진품명품에 회사에서 일하다가 격은 사연을 보네보았습니다.
글을 쓰고선 잊고 있었는데
오늘 아이를 재우면서 몰래 블루투스로 듣다보니 사연이 채택되어
정찬우씨가 읽어주셨네요. 8만원되었습니다.
상품오기는 한참 걸린다는데 벌써부터
어린이날 선물로 아이에게 무얼사줄까 즐거운 고민중입니다.
남자혼자 아이를 키운지 68일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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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쯔음 들어서는 딸아이가 요즘들어 말이 많아졌다.
아침에 아빠가 늦잠이라도 자면
눈을 번쩍 뜨고는
'아빠~ 일어나 아침이야'
라며 게으른 아빠를 깨워준다.
그리곤 선반위의 양말을 한켤래 들고 거실로 나가 본인의 쇼파에 앉아 말한다.
'얼렁 양말 신겨줘. 어린이집 가야지~~ 아빠도 갈아입어~'
고작해야 10층에서 1층의 어린이집으로 가는 길이지만
아빠가 눈꼽도 안떼고 갈순 없기에 세수하고 옷도 갈아입는다.
어린이집에 들어가면서도 딸아이는 한마디한다.
'아빠 밥먹고 이따가 일찍 데리러와'
'알았어' 대답하고 집에 올라온다.
오늘도 당연스럽게 할일은 없다.
5월 초면 휴직이 끝나기에 딸아이와 조금더 많은 시간을 갖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간있을때 가능하면 많은 추억 만들어주고 싶다.
점심으로 바나나를 하나 먹고나니
갑자기 아버지 산소에 가고 싶어졌다.
명절 아니면 벌초할때나 가던곳이건만
내가 자주 찾아가지 않아서 지금 벌받고 있나 싶었다.
날이 따듯해지니 곳곳에 아카시아 나무들이 많다.
톱질하여 아카시아 나무들을 베고
소주한병 육포 하나 놓고 절을 올린다.
모든죄는 나에게 있으니 날 벌하고 딸만큼은 행복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10살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에대한 추억은 거의 없었다.
커가면서 문득문득 주변에서 아빠는 뭐하시니? 하고 물을때마다 곤란하고 조금은 서러웠던 기억이 있다.
산에 다녀와서 회사다니면서 자주가던 중국집에 갔다.
사장님께선 너무 오래간만이라고 반가워 하시며 짬뽕밥에
밥을 고봉으로 주신다. 내딸과 비슷한 또래의 딸이 있으신 사장님이었기에
회사다닐땐 일부러 찾아 육아이야기를 많이 나눴었다.
든든히 밥을 먹고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들렀다가 집에 왔다.
아이 저녁밥을 차리고 있는데 내 다리에 매달려 말한다.
'아빠.. 엄마는 나쁜사람이지?'
뒤통수를 한대 맞은것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어디서 무슨말을 들었기에
왜 갑자기 내게 이런말을 하는걸까.?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라고 되묻자
'엄마는 나쁜사람이니까 우리한테 안오는거지?'
대답한다.
내 실수가 컸다.
아이 앞에서 동화책을 읽어줄때도 엄마가 나오는부분은 생략하고 읽어줬었다.
무의식중에 아이앞에서 엄마라는 단어조차도 조심했었다.
내가 언급을 피하는것을 알고서 아이가 이상함을 느낀듯했다.
아직 어리니까 잘 모를거라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다.
'엄마는 나쁜사람아니야, 돈벌러 가셨고 바쁘셔서 못오시는거야, 우리딸 밥잘먹으면 엄마가 곧 보러오실꺼야'
딸아이는
'네~~~~'
하고 크게 대답해준다.
하지만 가슴은 또 무너진다.
하다못해 딸아이보고싶다고 연락한번 없는 아내가 밉다.
너무도 미웠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들의 문제이다.
딸아이에게 이런 슬픈 고민하게 만들필요는 없었다.
아이를 재우고 한참을 생각한다.
이기적인 내 미움으로 아이의 눈을 가리려 했던것 같다.
딸아이에게 이젠 엄마가 함께 하지 않음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고민스럽다.
분명히 법원의 육아관련 교육에서 아이의 정서를위해 해당 부분의 대처를 교육받았건만
난 딸에게 그것을 실천할 용기가 없다.
나에게도 딸에게도 아내 그리고 엄마 없음이 준비되질 못했다고 생각했다.
내일이 어린이집 소풍이다. 아빠가 따라가기로 했기에 도시락을 챙겨본다.
스마트폰에 물어본다.
'내일 청주날씨는 어때요?'
스마트폰은
'내일은 비가 올것 같네요. 우산챙기세요.'
내일은 네가 틀리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