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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논쟁 등을 볼 때마다 궁금합니다, 생명은 존귀하며 평등한가요?
게시물ID : phil_133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쏠26세
추천 : 1
조회수 : 690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2/06 22:14:23





우선 본론에 앞서 저는 정식으로 철학 이론을 탐구해 본 적이 없는 부외자임을 밝힙니다.


복잡한 현대 철학은 고사하고 교양 범주의 고전 철학도 잡지식 수준으로 여기저기 줏어듣다 시피 한 것이 전부거든요.


그래서 저의 질문에 대한 전문성있는 논의가 어느정도 유의미하게 진행되었는지가 궁금하여, 철학게 분들의 고견을 여쭙고자 글을 씁니다.




우선 '생명은 존귀한가' 라는 명제의 선결 명제인 '생명이란 무엇인가' 가 과학적으로는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례적으로나 임상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정의 조차, 학문별로 학계별로 차이가 존재하구요.


생물학계에서도 바이러스는 무생물이라고 결론 난 것 같으나, 아직 바이러스와 세균의 중간적 성질을 갖는 병원성 미생물인 리케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듯 하구요.


물론 모든 현학적인 문제의 답을 과학에서만 찾을 이유는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과학 외의 다른 탐구 분야에서도 명확한 답이 증명된 적이 제 지식의 한도 내에서는 없네요.


이 점만 계속 이야기 하자면 논의에 진척이 없을 것 같으니 본격적인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생명은 불가침적인 요소로서 존귀한가요?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보편적 도덕이나 절대적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인가요?


그렇다면 자연계를 순환계적인 관점으로 보았을때, 자연계는 악한 시스템이며 인위적으로 개입하여 보완하여야함이 마땅한가요?


만약 이러한 명제가 정답이라면, 먼 훗날 인류의 과학 기술이 비약적으로 진보해서 전 자연계의 모든 생물(생물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음은 넘어갑시다)들이 무기물을 통해서만 생명을 보존하고 장수하여 살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을 하루 빨리 실현하는 것이 지상과제가 되겠지요.


그러나 그럼에도 인간의 면역 시스템은 불수의적으로 쉼 없이 다양한 미생물을 살해하고 있으며, 길을 걷거나 몸을 뒤척이는 것 만으로도 의도치 않게 다양한 미생물들을 해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를 '생명'의 범주에 넣어야 하느냐, 즉 무엇까지를 존귀하며 죽이지 말아야할 대상으로 두느냐 하는, 맨 위에서 드린 첫번째 질문과도 연관되게 됩니다.




여기에서 제가 두번째로 궁금한 질문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혹시 보편적 도덕법칙, 절대적 윤리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걸까요?

고로, 생명의 존귀함이란 상대적 윤리에 근거하며 생명의 가치에는 경중이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경우에 따라서' 생명을 빼앗는 행위가 윤리적으로 정당한 행위가 될 수도 있는 듯 합니다.


가령 위의 '무기물 생존' 가설이 현대 기술 수준으로는 실현 불가능 하므로,

적어도 현대의 시점에서는 생존을 위한 인도적 도축과 섭취는 윤리적으로 정당해질 수도 있는거지요.


그렇다면 모피는 어떨까요?


식용은 윤리적이지만 사치품을 위한 살해 행위는 비윤적인가요?


그 차이의 유무가 대체 가능성과 대체 불가능성에 있다면, 가급적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것이 더 윤리적인 것은 아닐까요?


단순히 식도락 때문에 육류를 포기할 수 없다면 그것도 사치적 행위이며, 비윤리적인가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본다면


채식을 한다고 하더라도 식물의 생명(식물도 생물이므로) 을 빼앗는 행위는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보다는 윤리적인가요?


그렇다면 생명의 가치는 경중이 존재하나요?



경중이 존재한다고 인정해 버리면, 경중이론을 확장할 경우 자칫 히틀러가 신봉하던 우생학적인 사고방식도 긍정되어 버립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 경중의 판단 기준'을 무엇으로 설정하느냐 하는 논의가 필요해집니다.


지능일까요? 확실히 생물학에서 고등동물과 하등동물을 구분짓는 기준이 되긴 합니다.


그렇다면, 고등한 동물이 하등한 동물을 죽이는 것은 덜 비윤리적인가요?


이 경우, 인간보다 훨씬 고등한 외계인이 침략하여 비인도적인 학살극을 벌이더라도, 그것을 비윤리적이라고 제단하기가 어렵겠지요.




자, 그러면 사실 생명이란 단순히 유기물의 결집체가 우연히 이루고 있는 신경 펄스로 인한 사고 활동 및 각종 세포의 생명 활동이 연장되는 행위에 지나지 않고, 거기에 윤리적 판단은 개입되지 않으며


살인을 금하는 것은 단지 실용성과 효율성을 위한 사회 법칙 설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 봅시다.


즉, 살인을 포함한 모든 살생 활동은 윤리적이지도 비윤리적이지도 않으며 단지 각 개인의 욕구 실현을 위해 가장 합리적인 사회 법칙을 만들어 준수하는 것이라는 거죠.


동물 보호도 인간이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 생태계를 유지하는 활동에 지나잖고,


개나 고양이 등을 특별히 대하는 것도 정신적 욕구인 '애완' 행위를 위한 활동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그 어떤 도덕이나 윤리도 실존하지 않는다는 회의론에 접어들었네요.



오늘날 문화 상대주의와 개인주의도 이러한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이른바 '자연권' 이라 불리는 인간의 최소한의 인권이 침해되는 부분에 대하여서는 엄격히 제한이 있죠.


그러나 바로 위의 회의론이 적용되어 버리면 이 자연권 조차 최소한의 윤리적 장치에서 벗어나 버리는 셈인데...


정말 윤리나 도덕은 실존하지 않을까요? 인간의 합리성과 욕구성이 합쳐져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한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자연권만큼은 굉장히 불가침에 영역에 두고자 하는 이념을 갖고 있습니다만,


막상 생명에 대한 사유를 하다보면(생명은 존귀하다-그렇다면 생명이 존귀하단 근거는?) 회의적인 결론이 그나마 가장 타당하다고 밖에 생각되질 않습니다.


현재 이에 대한 탐구가 어느정도 진척되어있나요?  꼭 다른 분들의 말씀을 통해 배움을 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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