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전 외국에 있었어요.
그해 가을 귀국하고 광화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면서도 한번도 가 보지 못했어요.
마음이 부족했겠지만... 차마 가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변명해 봅니다.
광화문 근방 지나다닐 일이 많아 오며 가며 조문소 자주 보았어요. 그때마다 마음으로만 기도 했어요.
촛불 집회 가면서도 차마 가 볼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어제, 문후보님 유세현장에 아이들 데리고 갔다가, 정말 큰 마음먹고 아이들과 처음으로 조문했어요.
무슨 거짓말처럼, 울음이 터졌어요.
말도 안돼. 제가 뭐라고요. 저 따위가 뭐라고요. 무슨 자격으로 제가 쳐 울어요.
조문하고 나오다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구석에 머리 쳐박고 울고 있으니 세월호 팔찌를 하고 계신 어머니가 제 손목을 잡아 주시면서 '울지 말아요, 괜찮아.' 해 주셨어요. 저 따위가 뭐라고요. 제가 왜 위로를 받고 앉았어요. 위로를 해 드려도 모자란 판에. 처음부터 끝까지 못난 인간....
저는요.
수인번호 503 다른 건 다 무시할 수 있어요(용서가 아닙니다. 무시예요 무시.)
그런데 세월호 관련된 건은 하나부터 열까지 그 무엇도 용서가 안돼요.
세월호 사건 그 자체도 그렇지만, 그 이후 유족에 대한 태도... 청운동에 섬처럼 갇혀있던 그분들...
온 몸에서 투지가 불타 올라요. 정말 광화문 광장에서 사지육신을 찢어발겨도 하나도 용서가 안될 것 같아요.
앞으로 자주 가려구요. 느슨해 질 때마다, 가서 새록새록 다지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