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혼 1년차를 지나고 있는 새댁입니다.
1년의 결혼 생활동안 힘든점도 있었지만
듬직하고 착한 남편 덕분에 어찌어찌 잘 이겨내고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적은 내부에 있었네요.
몇년전쯤
아빠가 하시던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제가 모아놓았던 돈 몇천만원
엄마가 모아놓은 돈
친척들에게 빌린 돈 등등
몇천의 빚을 지고
결국 집도 은행에 담보잡혀 월세 30만원을 이자로 내면서
살고 계십니다.
저는 수도권에 살고 있고,
엄마아빠 결혼한 동생은 그 집에 살고 있어요.
그래도 으쌰 으쌰 잘 지내보자
아빠는 그 와중에 다치셔서 일 못하시고
엄마는 힘들게 요양보호사 하시면서 아득 바득 살림하셨어요.
또 몇년이 지나고 이제 아빠가 조금더 회복해서 돈 버시나보다 했는데
1년도 안됐을겁니다.
아빠랑 동생이랑 심각하게 싸우고 아빠가 집을 나갔습니다.
근데 저는 그 핑계 삼아 아빠가 도망갔구나 생각밖에 안듭니다.
아빠가 평생을 만약 가족에 성실하셨다면
아마 이럴 때일수록 아빠를 더 품고 힘을 합쳤을겁니다.
그런데 평생 아빠는 돈은 벌어다줬어도
제가 초등학교때부터 두집살림하시면서 사신 분이십니다.
그리고 알콜중독입니다.
결국 그 술이, 그 돈이, 그 성욕이 가족은 안중에도 없게 만들더군요
동생이 결국 참다못해 아빠한테 나가라고 했고
아빠는 그 길로 짐싸서 나가셨습니다.
같이 살아도 맨날 술에 소리지르고 올케도 힘들었을겁니다.
애기도 있었고요.
그리고 오늘 엄마한테 문자가 왔더군요
자기는 자격없는 사람이니 다 잊고 건강히 잘 살라고요.
황당했습니다.
결국 모든 빚이란 빚은 다 엄마한테 떠넘기고
본인은 이렇게 도망치는구나 싶어서요.
처음에는 이런생각도 들었어요
그래도 아빠가 20세 때까진 먹여주고 입혀주고 했으니까 퉁쳐야 하나
그러니 그냥 놔줘야 하는건가
근데 왜 아빠가 안품어질까
왜 용서가 안되지?
아.. 두집살림했었지
엄마 나 동생 모두 상처투성이었지
가족이 아니었지 우리
돈은 줬지만 감정적 교류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 돈이라도 줬으니까..?
모르겠습니다 복잡합니다.
제가 착한 아이콤플렉스가 있어서 일수도 있습니다.
동생은 아빠한테 빚갚고 꺼지라고 했다더군요
당장 1월에 집은 넘어갈 위기이고
두달 남았네요
정리할 시간이.
동생네 가족과 엄마
우리가 이제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할지
남편에게 짐을 주는 것 같아서 미안하고
너무 미안해서 결혼한 것마저도 후회가 될 정도입니다.
이런 집이라서 미안합니다.
시댁에서는 받는게 많은데
친정은 부족해서
미안합니다.
어렵네요 참
인생이.
마음이 너무 복잡해 몸이 쑥 꺼지는 거 같아서
주저리 주저리 털어놓아봅니다..
두서없는 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