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나는 군인이었다.
경계근무를 나가기 전 담배를 피고 있었는데 한 간부가 와서는 큰 배가 가라앉고 있다고 했다. 거 큰일이네, 하고 생각했다.탄수불을 하고 대검을 채우는데 지통실 창문 너머로 YTN뉴스가 보였다. 304명 전원 무사구조라는 소식이었다.거 참 다행이네, 하고 생각하며 초소로 향했었다. 바람이 꽤 불었지만 맑고 화창한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