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부진
초졸이다
세월이 각박하여 남편이 셋이던 할머니 밑에서
막내로 태어나 13살부터 남의 집 머슴살이를 요구받았다더라
뭐어찌어찌 하다가
서울로 올라와 복싱도 하고 한쪽 귀도 멀었다
전라남도에서 태어나 중고등학교를 부산에서 식모살이하며 다니던 여자를 만나 서른쯤 결혼해서 나를 낳고 산 그냥 평범도 못한 사람.
가끔 오유에 부모님과 카톡, 문자 주고 받은 썰보면
다들 맞춤법 잘 쓰시고 틀려도 그냥저냥. 보면 뭔가 마음 아프다
우리아부지는 두세줄 쓰는데 30분씩 걸려
신세대인척 할라고 이모티콘도 어찌어찌 배웠나봐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나는 국문과 졸업했고 국어교육 석사했다
대학 대학원 다 서울 상위권이고 난 우리 엄빠의 자랑
맞춤법 틀리는 사람 솔직히 직업병도 있고 극혐인데
아부지는 너무 마음이 아파
배울 시간에 돈 버느라
우리 삼남매 다 4년제보내며 뒷바라지하느라
그래서 그런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다
더 열심히 살아야지
더 효도해야지
반말 죄송합니다
술을 많이 먹었어요
눈물콧물 질질..
사진은..
분명 30분 혼자 화장실 앉아서 썼을 카톡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