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애들을 어린이집에 데려주다가 본 장면이 잊혀지질 않아요 ㅠㅠ
내용은 이렇습니다. 본 상황을 묘사하는 거라 다소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으니 이해해주세요.
아침에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어린이집 앞에 도착했어요. 민간 어린이집이라 독채로 건물 하나를 따로 쓰는 곳입니다. 현관에 들어가기 전에 계단이 있는데 그 왼쪽엔 유모차 등을 파킹할 수 있는 작은 정자같은 구조물이 있어요.
어 린 이 집
정자 계단
애들을 내리게 하곤 전 한손에 애들 가방을 들고 있어 다른 손에 아들 손을 잡고 아들은 딸 손을 잡고 계단을 조심히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날 마침 체육수업이 있어 도착한 체육 선생님이 오셔서는 딸아이를 번쩍 들고 계단 위로 옮겨줬어요. 새로 오신지 오래되지 않은 분인데도 낯가리는 딸아이가 싱글벙글 웃더라고요.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아이들 선생님께 인계해드리고 나온 시간이 3-4분 남짓이었을 겁니다. 나오는데 오른쪽 정자에 인기척이 느껴지길래 순간 체육 선생님이 담배피시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더랬지요. 곁눈질로 봤을때 어린이집을 바라보고 뒤돌아선 자세고 손이 아래쪽에 있었거든요.
계단이 높고 옆에 화분들이 많아 저를 못보신거 같았기에 천천히 내려오는데 2-3초 사이에 갑자기 후다닥 바지춤을 고치시는 겁니다. 정확히는 앞쪽을 확 올린거 같았어요..........
전 약간 이상했지만 유모차를 정자에 파킹해야 해서 거기 있던 체육도구들 좀 옆으로 옮겨도 되겠냐고 말씀드렸는데 뜬금없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또 하더니 오늘 야외수업이 처음이라 어쩌구 저쩌구 횡설수설 하는겁니다.
그냥 파킹하고 집으로 오는데 몇 분 사이에 온갖 생각이 다 났습니다. 행여 소아성애자나 그런 사람이 들어온건 아닐까 원장한테 내가 본걸 그대로 말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집에 마침 친정엄마가 와있어서 나름 상담이랍시고 본 얘길 했는데 니가 이상하게 느꼈으면 의심하는 그런 상황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 원에는 알리지 말고 더 관찰해봐라 라고만 하셔서 고민하다가 하루가 다 지났네요.
원장이 굉장히 직설적인 분이라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모르겠고 행여 체육샘께 대놓고 얘기한다던가 할까 걱정도 돼요. 여러분이라면 어찌하시겠어요? 솔직하고 현명한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