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혼란기에도 여론 조사는 있었다.
1945년 11월 선구회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조선을 이끌 지도자'가 여운형 33%, 이승만 21%, 김구 18% 로 나왔다.
그러나 미군정이 이승만을 지원하는 것이 알려지고 우익 성향 매체의 여론 조사에서는 이승만이 앞서기 시작한다.
1946년 7월 조선여론협회는 이승만 29.2% 김구 10.5% 여운형 10.4% 로 발표한다.
미군정이 강화되고 여운형은 좌우로 부터 비판 받으면서 지지를 잃게 된다. 그리고 그는 1947년 7월 19일 혜화동에서 암살된다.
그가 죽기 전 쓴 편지에 이런 말이 있다.
"극우파가 아닌 모든 사람들은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히고, 그 활동을 방해받고 있소."
그뒤로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고, 간선제를 통해 이승만이 대통령이 된다.
김구는 2위로 낙선한다. 김구는 이듬해 1949년 6월 26일 암살된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한 장면에 대한 얘기를 찾아볼 수 있다.
해방 후 주인공 '하림'이 경찰서에 갔는데 악질 친일 경찰이었던 스즈끼를 목격한다.
그는 스즈끼의 멱살을 잡고
"네가 왜 여기 있어! 네가 왜 여기 있어! 해방이 되었어! 스즈끼!" 라고 소리친다.
스즈끼는 부하를 시켜 그를 끌어내면서 침을 뱉듯 말한다.
"저런 빨갱이 새끼"
아마도 누군가는 이승만을 보며 친일파와 손을 잡을 거라고 했을지 모른다.
이승만을 지지하는 사람은 독립운동을 한 이승만이 친일파와 손을 잡겠냐고 물었을지 모른다.
이승만은 대통령이 되고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해체한다.
대한민국은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지 못한 원죄를 갖게 된다.
해방 후 갈 곳을 잃은 친일파는 이승만을 선택했고,
4.19혁명으로 잠시 주춤했던 그들은 5.16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와 손을 잡는다.
그렇게 그들은 계속 '대표 얼굴'을 바꾸고 여론을 조작하며 연명한다.
1946년 8월 미군정청에서 한국인이 원하는 국가에 대한 여론 조사가 있었다.
사회주의 70%, 자본주의 14%, 공산주의 7%. 공산주의를 포함한 좌파가 무려 77%였다.
하지만 이승만 이후로 반공, 멸공, 반좌파가 이 나라의 이념이 된다.
(박근혜 탄핵 찬성 77%)
극우주의자 조갑제는 안철수 정권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한다.
박사모와 일베에서는 안철수를 지지해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조중동 종편은 연일 안철수를 띄우고 있다.
과거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과거에는 '총'으로 정적을 죽였다면 지금은 '여론'을 조작하여 정적을 제거한다. 그것만 다르다.
언제가 우리는 우연히 누군가를 발견하고 이렇게 외칠지 모른다.
"네가 왜 여기 있어! 네가 왜 여기 있어! 박근혜는 탄핵되었어!"
그는 우리를 밀치며 침을 뱉듯 말할 것이다.
"저런 문빠 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