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있던 일입니다.
저희 회사는 사무실(2층)동과 공장동으로 나뉘어있고 전체직원 고작해야 10명안팍입니다.
막내이고 여직원이여서 매 여름이면 공장동에서 일하시는 분들 고생하신다고 아이스커피를 챙겨드렸습니다.
처음엔 한 현장직원분의 부탁으로 해드렸지만 그 이후엔 저도 뭔가 도와드릴방법이 있을까 싶어 시작한겁니다.
그렇게 매년 해오던게 벌써 3년째 여름이 다가오고 있더라구요.
오늘도 덥고 마침 아이스티가 배송되어 왔길래
'밑에(공장동)도 고생하시니 마침 잘됐다! 한잔씩 해드려야지' 이런 생각으로 제조했습니다.
사무실 먼저 돌리고 다른직원에게 맛감별 후에 바로 공장동으로 갖고 내려갔습니다.
(아이스티가 조금만 진하면 너무 달고.. 조금만 옅어도 싱거워서... 얼음도 4개로 통일... 저 나름 고심끝에 완성한 아이스티였습니다......)(소심)
다들 무슨 일 때문인지 표정도 안좋고 시큰둥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이스티 한잔씩 갖고왔습니다^^~'라며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부려가며 드렸더니
왜 안하던짓 하냐고 하시네요.
'"왜그래? 왜 갑자기 안하던 짓거리를 해?"
............... 순간 저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었습니다.
호의로 배풀었던 행동이라 누군가의 고마움은 당연한게 아니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건 내 자의로, 내 호의로 한 행동이니 그 누가 나한테 고맙든 고맙지않든 내 표현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분의 표현이 농일지언정 제 자신은 상처 아닌 상처를 받더라고요. (또한 농은 아니였던게 정색표정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3년째.. 해드리는 일인데... 안하던 짓... 안하던 짓..거리... 맴돌더라구요, 아직도요.
이번 일 뿐만 아닙니다.
이전에 간혹가다 "간이 안맞는다", "오늘은 왜이렇게 늦었냐", "간식은 이것밖에없냐'는 둥 마음에 안든다는 표현을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너무 바빠서 한 하루이틀정도 건너뛰는 날에는 직접 사무실에 올라오셔서 하는 말씀이,
"아이고~ 바쁘실텐데, 안바쁜 저희가 해얍죠. 예예." 또는 "기다리다 지쳐서 올라왔어, 그냥 하던거 해"라고 하시더라구요.
물론 매일같이 해드리던 제가 갑자기 안하면 기다리게되시는게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도 미리 언지드릴때도 있었죠. "오늘은 일이 많아 못내려드릴수 있어요.."
이런 말 할때면 마치 제가 죄지은 사람이 되더라구요. 그분들도 절 꾸짖듯이 말씀하시고요.
말씀 드리지만, 회사에서 그렇게 간식 챙겨드리고 커피 타드리고 하는게 근로 계약 내용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솔직한 말로 커피, 간식도 제공하는게 당연한건 아닙니다. 그것도 회사 재량이고 사장님이 고생한다고 사주시는 것들이죠.
(설명하자면 길지만.. 회사 규율 상 커피나 간식은 복리후생비로 직원들에게 떨어지는 복지비에서 사용되는 것이나, 현재는 사장님 재량으로 구매해주십니다.)
그냥 본인이 먹고싶으면 먹으러 가는 거죠. 사무실동, 공장동 각각에 냉동실 있는 냉장고며 정수기며 커피며 간식이며 다 있습니다.
제가 이런걸 같은 여직원분께 말씀드리면,
- 그건 (빤쮸)씨가 버릇을 잘못들인거야. 처음부터 안해줬으면 이런일도 없잖아?
호의 배푼 사람이 잘못인가요? 호의 배푼 사람한테 핀잔 주는 사람이 잘못인가요?
순간 이전에 베오베 간 오버워치 글이 생각나네요. (여성유저에게 시비걸던 남성유저을 저지하는게 맞는지, 여성유저에게 참으라는 말이 맞는지)
무튼,
호의 뿐만이 아니라 제 업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업무가 아닌 일을 도와달라며 처음엔 해드리면 고맙다며 다음에도 부탁한다고 하십니다.
문제는 점점 그 일을 제가 하는게 당연한 일이 되고 말로는 나중에 해도 된다면서 본인의 일을 미루면 그때부턴 직원들에게 욕을 하고 다니십니다.
어이털림... 나한테 말할때는, '(빤쮸)씨, 그거 급한거 아니니까, 한 내일오후?까지 해주면 될거같아ㅇㅇ'이러고
다른직원들에게 농담식으로라도 '(빤쮸)한테 일시키면 하루왠종일 걸려, 내가 오전에 부탁했는데 오후인 지금까지 안해주잖아?' 이러십니다.
미치고 환장할 노릇... 전 이걸 얼마 전에 알았습니다..
이 모든 핀잔?들은 한명의 대리님이 하신 말씀이시고 (나이는 40대 초중반) 현재 공장동을 흐리는 미꾸라지로 별명이 불리우고 계십니다.
직원들에게 없는 사람 뒷담은 기본에, 사장님 욕을 서슴없이 하시고, 야근은 뭐하러 하냐 집에나 가라(누군하고싶나..)는 둥
눈살 찌뿌리게 하는 능력을 갖고계십니다..
저는 웬만하면 기분좋게 다니려고 웃는 상으로 다니고 기분도 맞춰드립니다.
막내여서? 어린 여직원 보며 그래도 기운내라며? 뭔 핑계를 대서라도 그러고 다닙니다.
제 자신을 우습게 보는 것 같으면 적당히 승질 낼줄도 압니다.
그런 저를 바보 병X으로 아는건지 아니면 사람들을 우습게 보는건지, 또 아니면 걍 이사람이 정신병자인건지.
이젠 제가 혼돈의 카오스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내 자신이 병X이 되느니 그냥 신경쓰지말자 면서 무시한적도 몇번입니다.
오늘은 왜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해 라는 문장 하나로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순간적으로 '내가 생리할때가 됐나? 내가 갑자기 민감하게 구는거야? 아니면 저사람이 지금 말을 저따구로 한게 잘못이야?'라며
판단을 하고 있었네요..
이런걸 보면 병X이 맞는걸수도....
기분좋게 출근해서 기분좋게 회의하고 기분좋게 업무보고 기분좋게 점심머곡 기분좋게 아이스티 타다가 똥묻은 기분입니다.
우울하네요...
죄없는 오유에 똥을 질러 죄송합니다.. 한 좀 풀어봤어요..ㅠㅠ
남친이라도 있으면 덜 우울할텐데.....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