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정도 연애해온 커플이에요.
요즘 제가 권태기인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지금 남자친구만큼 오래 사귄 적도 없어서 이런 미묘한 맘이 권태기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마음이 든게 한 일주일 전부터 였는데..
그때 좀 크게 싸우고 정이 떨어지더라구요...
그래도 다음날 저녁에 다시 화해했어요.
저는 그 얘기에 대해 하지 않기로 했고, 남자친구는 무섭게 얘기하지 않기로 했어요.
그 얘기라는 건 음.. 사적인 얘기는 아니고요, 사회적 이슈중 하나인데 서로 의견이 잘 안 맞아요. 그 부분은..
원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얘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둘 다...
근데 평소라면 화해하고 나면 싹 풀렸는데 이번에는 솔직히 마음 한 켠이 불편해요.
사랑한다고 말할 때 제가 거짓말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에요.
말로 꺼내기엔 영 내키지 않고 연극하는 기분이에요.
그리고 원래 미래에도 같이 있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일로 처음으로
나중에는 같이 있지 않을 지나가는 인연같이 느껴지더군요.
그런데 웃긴게 지나가는 인연같이 느껴지니까 '나중엔 오빠의 이런 얼굴도 못 보겠네'싶어서
자는 남자친구의 얼굴에 막 뽀뽀하기도 했어요.
마음 속에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마음하고 짜증나는 마음이 항상 있는 것 같아요.
파블로프의 개처럼 남자친구하면 반사적으로 사랑해! 같이 있고 싶다! 하는 생각이 떠오르면서
별로 같이 있고 싶지 않아 하는 낯선 생각도 같이 들기 시작해요...
사랑하면서도 미워요. 솔직히 2년간 별 탈 없이 만족하면서 사귀어 왔고,
한 번도 이 사람과 연애에 있어서 감정 소모에 끙끙 거린 적 없었어요. 그래서 갑자기 든 이런 맘이 대체 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