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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거북선 보도와 관련해서 개인적인 의견 몇 가지
게시물ID : history_278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emonade
추천 : 1
조회수 : 770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04/06 22: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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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의 채연석 교수님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거북선 설계도를 복원했다는 기사가 나왔었다.[링크] 언론보도를 통해 복원도를 보고 생각한 몇 가지 의견을 정리해 봤다.
(주의: 나는 공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인 부분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없는데다가, 논문을 직접 본 것이 아니고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된 내용만 봤기 때문에 채연석 교수님이 어떤 근거로 복원설계를 했는지 알기 어려웠다. 이를 감안하고 아래 내용을 읽어주시길 바란다)

1. 3층 구조설

채 교수는 기존 거북선 모형들은 배 전체와 비슷한 면적의 지붕이 곡선으로 만들어져 그 위에 칼이나 송곳 등을 꽂은 것으로 돼 있으나 배의 균형과 기동 등을 고려할 때 3층 덮개는 안쪽으로 들여 가능한 한 좁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위 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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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면도를 보면 채 교수가 말하는 것이 어떤 구조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 설계에 동의하지 않는다. 거북선의 설계를 얘기할 때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것이 있는데, 거북선에도 활을 쏘는 사수射手가 있었다. 나중에 이운룡은 거북선에 승선하는 사수와 격군은 판옥선과 동일한 125명이었지만, 활을 쏘는 것이 불편했다고 증언했다.(『선조실록』 선조 39년(1606) 12월 24일) 이순신의 장계에도 보면 간간히 거북선에 승선했던 사상자가 나오는데, 주로 탄환에 맞은 사수라고 되어 있다.
이 둘을 감안하면 거북선은 지붕이 낮아서 사수들에게 불편했던 전함이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게다가 무게중심이 높은 평저선의 특성상 지붕을 높이 만들기도 힘들다) 그래서 내가 3층설에 회의적인데, 이 부분은 좀 더 생각을 해봐야 겠다.

2. 포의 배치문제

채 교수는 복원 결과 거북선은 판옥선을 기본으로 2층에는 앞에 가장 큰 대포인 천자총통 2문을 배치하고 뒤는 90명이 노를 젓는 공간이며, 3층은 좌우에 가장 작은 대포인 황자총통 6문씩, 앞에 지자총통 2문, 현자총통 1문, 뒤에 황자총통 2문이 배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위 기사 중)

배치된 포의 숫자가 너무 많다. 채 교수의 복원에는 총구멍이 19개인데, 이분이 쓴 『행록』에 의하면 당시 거북선의 총구멍은 14개이다. 5문 차이이지만 조선의 상황을 감안하면 5문 늘어난 것도 엄청난 부담이다.
(* 당시 조선군이 쓰던 대형화포는 청동합금이다. 한반도에는 구리가 나지 않고, 그렇다고 조선이 대외무역을 활발하게 하던 나라도 아니었기 때문에 대포 1대를 만드는 부담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다. 그리고 이 때 조선의 화약생산량이 그렇게 많지도 않다)
하지만 포의 배치문제에 있어서는 중요한 지적을 했다. 채 교수는 대형화포를 전선의 앞부분에 배치했을 것이라고 했다. 거북선을 3층으로 잡았기 때문에 반동과 복원력을 감안하여 그렇게 그린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같은 지적이 판옥선에도 적용된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에서처럼 조선군이 3층 갑판 현측에 대형화기를 배치하고 사격하기에는 판옥선이 문제가 있는 전선이다. 판옥선은 평저선인데다 선체가 높아 무게중심이 높고, 때문에 불안정하고 복원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는 사건이 1593년에 있었다.
1593년 웅포해전에서 판옥선 2척이 전복되는 피해가 벌어졌는데, 그 원인에 대해 이순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左道鉢浦統船將同浦軍官李應漑, 右道加里浦統船將李慶集等, 乘勝爭突, 撞破賊船, 回還之際, 兩船相觸, 防牌散落, 人避賊丸, 偏集一邊, 遂致傾覆.
좌도의 발포 통선장이며 발포 군관인 이응개와 우도의 가리포 통선장 이경집 등이 승세를 타고 서로 돌진하여 적선을 깨트렸으나 돌아나올 무렵에 두 배가 서로 부딫쳐 방패가 흩어지고 떨어져서 사람들이 적의 탄환을 피하려고 한쪽으로 몰리다가 (전선이) 그만 뒤집어졌습니다.
(『임진장초』 「만력 4월 초 6일에 올린 장계[萬曆二十一年四月初六日]」)

3층 갑판에 있는 인원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배가 전복되었다는 것이다. 판옥선의 불안전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케이스인데, 이를 놓고 보면 대형총통은 거북선의 선체 앞 부분에 놓고 운영했을 것이라는 채 교수의 주장은 판옥선에도 적용되고, 7년전쟁 당시 조선수군의 화기운용의 형태를 연구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앞에도 얘기했지만, 채연석 교수가 얘기한 내용 전체를 읽지 못하고 보도된 내용을 통해 제한적으로 접했기 때문에 속단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에 나온 연구에 크게 동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무기 운용과 관련해서는 중요한 포인트를 지적했다고 생각된다.

출처 http://xuecheng.egloos.com/m/4206838

https://www.youtube.com/watch?v=sYYn6Kfc-Pk 영상을 가져와 초성체를 날리시는데...일단 개인적으로 조롱하시는 것 같아 기분 나쁜건 둘째치고 진지하게 반론드리자면 이 영상은 해당 글의 반론으로 볼만한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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