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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오유는 참 똥같은 존재
게시물ID : poop_133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다잊었다
추천 : 14
조회수 : 991회
댓글수 : 31개
등록시간 : 2016/10/17 14:09:20
2013년부터 올해로 3년째 투병중인 항암러입니다.
투병하면서 정상적인 똥을 싸본적이 손에 꼽습니다. 



맨 처음에 맞았던 블레오마이신이랑 이것저것 해서 1년동안 정맥주사로 맞았던 항암치료 때에는 변비를 유발해서 제 똥구멍을 다 찢어발겨버렸어요.



수술하고 여차저차 살만하겠구나 싶어서 복직했더니 4개월만에 재발하고 척추로 전이됐는데 이번에 먹는 보트리엔트라는 약은 설사를 유발해서 똥구멍이 짓무르고 다 헐어버렸어요.



하루에 열 번도 넘게 설사를 싸대는 통에 처음에는 아프고 고통스러운게 전부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어요. 
수분과 함께 제 몸의 전해질이 위험할 정도로 빠져나갔다는걸요. 



덕분에 항암치료도 일시중단 되었어요. 콩팥수치가 너무 올라가서 이대로 속행할수가 없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일들로 스트레스도 죽을정도로 받아왔는데 가장 기본적인 배변활동 때문에 가장 중요한 항암치료를 못하게 되어버려서 너무 슬퍼요.



대신 3년만에 반가운 손님이 왔어요. 
3년전에 잃어버렸던 제 똥이요.
오랜만이라 조금은 뻑뻑했지만, 너무 낯설었지만 제대로 찾아왔어요. 



변기에서 귀엽게 똬리를 틀고 있는 제 똥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냄새가 너무 지독했고, 적당히 찰진 모양에 여느 성인남자들의 결과물과 별 다르지 않은 크기였어요. 그렇다고 제가 다른사람들 똥을 관찰하고 다닌건 아닙니다. (..)



그리고 가장 크게 제 가슴을 때렸던건 소리였어요.
항상 물총처럼 쏴대던 '쫘악~쫘악' 소리가 아닌 목맨상태에서 초코파이를 먹을 때 나는 '쯔왑, 쯔왑'과 같은 소리였어요. 



이때까지 아무 생각없이 싸왔던 정상변이 이젠 너무 간절하고 소중해요. 
분명 콩팥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다시 항암제를 복용하면 거짓말처럼 사라질 똥이지만, 다시 설사가 찾아오겠지만 반가웠고 즐거웠어요. 



많이 싸고싶어요. 언젠가는 꼭 다시 아무 일 없던 것 처럼 싸고싶은 내 똥! 스릉흔드!



그리고 투병하면서 항상 골방에 처박힌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고마운 오유! 내 지나간 보통날의 똥같은 오유!
오랫동안 계속 하고 싶습니다 :D 



여러분들도 똥이나 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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