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외모, 경제력, 성격 등등 우리는 여러 기준점을 두고 누군가를 평가한다. 지금 마주한 대선 주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우린 그들의 다양한 면모를 보면서 지지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각자의 삶 속에서 마주치는 여러 사람들과 달리, 정치인들은 대면하기 어려운 존재들이다. 때문에 그들을 평가하기 위한 잣대는 일반인들과 다르다. 또한 그들이 가진 직업적 특성 때문이라도 우린 다른 기준으로 그들을 평가한다.
내가 정치인들을 평가하는 기준 중 가장 우선하는 것은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이다. 따라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고 무슨 주장을 했으며 그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 행한 활동이 무엇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말을 섞고 삶을 공유하지 않는 상황에서 '내가 살아가는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는' 그들에 대한 평가의 기준은 이것 말고는 생각나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문재인이다. 나는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과 그 궤적이 그려낸 한국 사회의 방향을 믿는다. 그는 박정희 군부 정권에 대항하다 강제적으로 군에 끌려갔다. 김대중과 민주당을 이야기하면 '빨갱이' 소리를 듣던 부산에서, 그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는 다시 폭력적 구속이었다. 옥중에서 사법고시 합격 소식을 들었고 연수원 시절 우수한 성적을 받았음에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87민주항쟁의 선두에 섰던 부산에서 그는 또다시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다. 가장 먼저 발족했던 부산의 국민운동본부에서 그와 노무현이 함께했다. 누구보다 민주주의를 열망했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러한 경력을 자랑거리로 여기지도 않았다. 그가 운동권 정치인으로 불리지 않는 이유다. 투쟁의 역사를 자랑삼아 직업 정치인으로 살아오지 않았다.
노무현의 간곡한 부탁으로 참여정부 민정수석으로 들어갔다. 그 어느 정부보다 철저한 인사검증을 실행했다. 청와대에 들어간 순간부터 가까운 지인들은 만나지도 않았다. 누구보다 청렴했고 그 어느 정치인보다 깨끗했다. 노무현 정부의 업적은 모두 그와 함께 이뤄졌다. GDP 상승률, 코스피 상승률, 언론자유도, 공직사회 청렴성, 사회 행복도 등등 모든 부문이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생각해보라. 우린 그 당시 웰빙을 찾아 다녔다. 지금은 어떠한가? 웰빙? 먹고 살면 다행이다.
당대표 시절. 내부로부터 쏟아진 공격, 외압을 견디면서 현재 민주당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공천권을 계파로부터 박탈해서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돌려줬다. 대한민국 정당 역사를 살펴보라. 최초의 일이다. 어떤 대표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박주민, 김병기, 조응천, 표창원, 김빈, 양향자 등 수많은 인재를 확보하며 전국정당으로 거듭났다. 2014년 안철수 대표 시절 민주당 지지율을 기억 하는가? 안철수가 망친 정당을 문재인과 당원들이 살려냈다.
짧게 적은 것이 이정도다. 난 그를 믿을 수밖에 없다. 그가 나에겐 희망이다. 어떤 정치인이 이와 같은 삶을 살아왔는가? 현역 정치인 중에서는 없다. 5명의 대선 주자들 사이에선 더더욱 없다.
국민 다수가 이러한 그의 삶을 알고있다고 믿는다. 5월 9일 대통령 문재인의 당선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