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이마트 동물코너에서 갓 입양해왔을 때.
집으로 오는 택시 안, 상자 안에서 이리저리 데굴데굴 굴러다닐 정도로 많이 작았습니다. 아마 어른 주먹 정도?
지금 봐도 이 때는 참 이뻤는데 지금은.... (통곡)
..... 여튼 이 때는 이 놈이 그렇게 잘 먹고 많이 먹으며 모든 먹을 줄은 몰랐는데. (먼산)
일단, 첫 날부터 적응이고 뭐고 잘 먹고 시작합니다.
어릴 때는 사료와 풀을 주식으로 잘 먹습니다. 대체 그 많은 풀이 다 어디로 들어다는지 신기할 정도로 많이 먹습니다.
조금 더 컸습니다. 이 때부턴 이 놈도 좀 컸다고 이갈이용 연꽃 줄기도 먹습니다.
날이 더워서인지 시원한 물에 덤벼들길래 얼음을 줬더니 핥아먹고 갉아먹고 굴려먹고 잘 먹습니다..... -_-
그러면서 이젠 사람 먹는 것에도 급 관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옆에서 누나가 커피 타임에 과자며 온갖 간식을 찌그리는걸(?) 지켜보더니 자기도 한 입 달라고 앞발로 긁어댑니다.
호기심에 그런가보다 해서 입에 대줬더니 잘 먹습니다. -_- 잘 먹어서 뺏었더니 줬다 뺐는다고 앞발로 박박 긁어대며 승질냅니다. -_-
슬슬 풀과 사료 외에 맛있는 음식에 눈을 뜬 이 놈, 본격적으로 먹어대기 시작합니다.
뭘 먹다가 자리만 비웠다 하면 탁자 위에 냉큼 올라가서 절도(?) 취식(?) 시작.
누가 보면 널 굶겼는지 알겠다 이 나쁜 놈. -ㅅ-
과자도 잘 먹고 견과류도 잘 먹고 종이박스(훗)도 잘 먹고 벽지(;)도 잘 먹고 전선(-_-)도 잘 먹는데,
그 중에 과일을 제일 좋아합니다.
매일 아침마다 과일 달라고 앞발로 긁어댑니다. 꼭 상처 없이 깨끗하고 갓 껍질을 깐 신선한 과일만 골라 먹는 놈입니다.
.... 멍들고 상한 건 누나 먹으라는 입만 고급진 놈. -_-
사과와 키위가 떨어져서 안줬더니 누나 먹던 체리 절도중인 토끼. 현장검거. -_-
날이 덥다고 형아 먹는 아이스크림 달라고 앞발로 긁어대는 시위를 해서 한 입 얻어먹는 토끼.
누나가 몰래 젤리 먹는데, 봉지 뜯는 소리 듣고 저 멀리서 냅다 달려와서 입부터 들이대는 토끼.
안 주면 줄 때까지 누나한테 앞발질 작렬. 저래서 엉덩이만 살찌는 거 같습니다..... -_-
물론 주식인 풀과 사료도 잘 먹고 물도 잘 먹습니다. 허리가 휠 정도로. ㅠ_ㅠ
그래도 간식을 너무 좋아하는 거 같아서 (그렇다고 많이 먹지도 않으면서;) 그만 먹여야 겠다 하고
저도 달라고 입 들이대는 거 모른 척 하면....
화장대 뛰어 올라가 저렇게 휴지 뽑아 먹으면서 간식 달라고 시위. (개늠...)
뭐 여튼.
그렇게 1년 2개월 동안 누나와 형과 잘 먹고 많이 먹고 뭐든 전부 먹은 결과......
뙇.
이젠 짧은 앞발과 단단한 가슴과 펑퍼짐한 엉덩이를 가진 몸무게 세근(=약 1.8kg) 늠름늠름한 청년 토끼로 자랐습니다.
드워프 피가 섞였는지 다른 토끼 보다 몸집이 작습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집에 풀어놓고 키워서인지 운동을 많이 해서 온 몸이 단단하고 눈도 또랑또랑 이빨도 튼튼하고 가지란히 잘 자랐습니다.
동물병원 갈 때마다 토끼 근육질로(!) 건강하게 잘 키웠다고 칭찬 받습니다. (훗)
움.
마무리로 못다 먹은 식변 하나 머리 옆에 쟁겨두고(?) 자는 토끼. 쪼꼬쪼꼬.
.... 눈을 희번뜩 뜬거 같지만 자고 있는 거 맞습니다. 자는 거 맞아요.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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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이 애지중지 하는 토끼 쪼꼬쪼꼬.
울산 야음동에서 출발해서 현재 부산 해운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