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거의 눈팅만 하는 유저 입니다.
근래 기분 좋은 뉴스도 많이 나오고, 슬픈 뉴스도 있고
대통령 선거도 얼마 안남았고 술은 한잔 마시고 해서 오늘자 무도보고 소감을 적어 보고 싶었어요
오늘 무도에서 칼퇴법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일주일 내내 22시간씩 일하셧다고..
참고로 저는 이제 10년차에 접어드는 프로그래머 입니다. 25살 부터 아무것도 배운거 없이
조그마한 소프트웨어 회사에 입사해서 - 진짜 조그만 해요.. 인원으로 따지면 사장님 뺴고 개발자 4명 과장님 한분.. 가내수공업 수준..-
우여곡절 끝에 아직 까지 살아남아 제가 개발자인지 식충인지 구분을 못하는 상태에 이르러.. 밥만 축내고
이있는 중이긴 하지만요.. 저희 회사는 소프트웨어 회사지만 특성이 SOC 분야 개발 업무가 주축이다보니.. 건설 업체랑
거의 같이 일을 하게 되어서 프로그래머가 어차피 노다가지만 현장 나가면 진짜 노다가 처럼 일하는 프로그래머 입니다..
제가 주구장창 배경 설명을 하는 이유는 칼퇴의 조건과 민접한 관련이 있는것 처럼 생각 되어서 입니다..
저는 입사 때부터 결혼 하기 전까지 야근을 참 많이 했어요.. 결혼은 2014년도에 했으니... 앞서 말씀드린거 처럼 저희는
SOC관련된 개발을 주로 하다보니 소프트웨어 개발을 현장 사무실에 상주로 하는경우가 드문드문 있어 몇개월씩
지방에 내려가 지내기도 하고요.. 그렇더라도 출장비는 따로 지급 되지는 않았지요.. 식대, 숙박비, 주유비 정도...
지금은 결혼하고 나서는 애기도 생기고 가정이 생겨서 거의 야근 안하려고 노력 하고 있어요. 웬만해선 정시에 퇴근
하는 편이고요.. 프로젝트 때문에 작년 9월 ~ 11월 까지 3개월 동안은 내내 야근 했지만.... 뭐 여튼.
그리고 지금 저희 직원들은 .... 기관을 말씀 드릴수는 없겠네요 그럼 어딘지 나오니.. 여튼 공공 기업에 개발
상주를 하고 있어서 작년 부터 지금까지 내내 야근 중이에요..
저희 회사도 일이 한가해지고 사무실에 있을때면 바쁜 인원을 제외 하고는 될 수 있으면 정시 퇴근을 지향 하는 회사 입니다,
바쁜일이 겹치거나 생기면 다들 으쌰으쌰 해서 후다닥 해치우려고 노력 하고요.. 사장님 께서도 개발자 출신이라
직원들 멘토 역활을 자처하시고 지금 이시기의 고민들 생각 해보아야 할것들 알아야할것들 생각하는 방법들. 인생..
등 많은 도움을 주시지요...
그런데 왜 이렇게 야근을 하게 되는지 오늘 무도를 보면서 곰곰히 생각을 해봤습니다. 칼퇴근법 이라는게
통과되면 진짜 칼퇴근을 할 수 있을지.. 아무리 생각 해보아도 그 법은 만들어 놔봐야 저희 같은
사람들 한테는 무용지물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를 않더군요.. 뭐 몇개 안되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이상 다니시는 분들은 혜택을 보실 수 있으실진 모르겠지만요.. 그런 기업에 다니시는 분들 보다 훨신 많은 분들이
중소기업에 다니실 테니.. 공감 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생각 했냐면..
저희가 퇴근 하지 못하는 근본 적인 문제는 갑 님들 께서 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 합니다.. 저희 회사가 조그맣다 보니 회사가 돌아가는 구조라던지 계약이라던지
영업 구조라던지.. 이런부분들을 다는 아니더라도 사장님을 통해서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가 개발 하는 소프트웨어가 제가 처음 입사하고 첫 투입되엇던 프로젝트(2008년)의 금액과
작년(2016년) 제가 진행한 프로젝트의 금액을 비교 해보았을때 2016년 프로젝트가
약 절반정도의 가격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이 진행 되었어요.. 소프트웨어 개발 항목은 동일 했는데
말이죠... 당연히 소프트웨어 대가산정 가이드는 매년 갱신되어 나오고, 기술자 등급별 일당은 조금씩이라도
오르는데 프로젝트 금액은 점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중인거죠.. 동일한 인원에 동일한 기간을, 동일한 기능을
전제로 하는 계약인데도 말이죠.. 그래서 아무리 저희같이 조금한 회사라도 일년에 한 프로젝트로는 먹고살기
힘들어 지는거죠.. 그래서 최소한 두개의 프로젝트, 그리고 유지보수라던지 뭐 자잘한 개발이라던지
그럼 것들을 맡아야 그나마 입에 풀칠 하는정도로 한해를 마감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장님 께서 수완이 좋으신건지 다른 경쟁업체들이 많이들 도산하고 없어지는 와중에도 몸집이 작아서인지
아직은 월급 한번 밀려서 주신적은 없으신 분이시지요..
여하튼.. 그리고 프로젝트 금액이 낮아지는 이유는 경쟁업체의 원인도 있고, 그놈에 최저가 입찰...아무나 와서 막 긁어버리고..
그런것도 있고.. 날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계약구조.. 원래 갑을병정 정도였다면.. 이제는 상위부터 따지면 10손가락 안에 들어갈까 말까하는 계약 구조..
중간에 선 업체들이 최소 몇프로씩 떼 처먹는 영업이익... 그런것들 인것 같아요..
본래는 일이 많으면 인원을 충원해서 그 일을 진행 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조치 하는게 맞지요.. 그럼 고용 창출도 되고, 회사 규모도 커지고.. 뭐
여러모로 좋겠지요.. 근데 그 일 한건한건이 돈이 얼마 안되다보니 지금 있는 인원에서 처리 해야하고, 그리러다 보니 노드가 걸리는
경우가 생기고 야근을 하게 되고.. 집에 늦게 들어가고...술을 마시고.. 늦잠자고.. 뭐 그런 악순환이 지속되는게 아닌가 합니다.
저희는 회사는 작지만 큰 건설회사들이나 SI 업체들과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위에서 요구하는 일정에 좌지 우지 되는 경우도 많지요..
항상 개발자가 요구 하는 일정은 관철되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돈을 더 줄것도 아니면서...
너무 주저리 주저리 써놔서 결론을 못쓰겠네..
결론은요... 그런 칼퇴근법 뭔법 암만 만들어놔봤자요.. .안돼요.. 우리같은 사람은 어차피 혜택 못보고요.... 그런것 보다..
계약구조라던지(원래는 하도급법 있잖아요.. 그런거좀 잘 지키게 하던가..)중소기업 한데 가야하는 돈 삥땅좀 못치게 하던지.
이익을 좀 보전해주던지.. 대기업한테 돈을 더 쓰라고 하던지.. 중요한건 돈입니다.. 돈.. 회사잘 살 게 해주면
직원도 뽑고요, 야근도 안시키고요, 야근 수당도 주고요, 대출도 해주고요, 뭐 제가 사장님은 아니지만...
여튼요... 안녕히계세요..
- 추가.. 그리고.. 빨리 빨리 근성좀 버리세요.. 들.. 하루 8시간 주 40시간씩 1년 하는일을 2달 3달로 줄이니까 야근을 하지요...
물론 시간도 결국 돈이니까... 어쩔수 없지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