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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눈물을 끅끅 삼키고..모래알같은 밥을 씹는다..
게시물ID : wedlock_76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피블아이리스
추천 : 30
조회수 : 2823회
댓글수 : 39개
등록시간 : 2017/04/01 11: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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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 나의 아기는 장염에 걸렸다..

토하고 열나기를 몇일밤..

엄마인 나는 뜬눈으로 밤들을 보냈다..

나도 장염이었다...

아기를 겨우 재우고 그제서야 풀어진 긴장에 

참았던 토기가 올라오면...

하루의 고된 일과에 소파에서 잠든 당신이 깰까봐..

아픈배를 부여잡고 소리죽여 토해냈다..



어제밤 나는 많이 아팠다..

다행이도 아기는 많이 나아서 우유도 잘먹고 잠이들었지..

하지만 아기를 돌보느라 어제 하루도 종일 먹지못한 나는..

모두 잠든 그 밤에 많이 아팠다..


요즘 바쁜 회사일로 주말에도 출근하는 당신과 

겨우겨우 나아가는 내 아기가 깰까봐..


나는 또 소리죽여 멀건 위액만 토해냈다..


아차 아기가 깨버렸다...

속이 또 아픈걸까?

열이 다시 오르나?

노심초사 11킬로 아기를 15분 내내 안아 달래도..

내 아기는 서러운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팔이 너무 아팠다..

허리도 다리도 어깨도...

방금까지 토해낸 속도.. 위액만 올려 쓰린 목구멍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게워내기만 하니 어지럽기까지 했다...



곤한 잠에서 깬 당신마저 내게 화를낸다...

"좀 안아서 달래줘 도데체 왜그래..?"


팔이 너무 아파 잠시 침대에 같이 앉아있었던 것 뿐이야..

계속 안고 있었어...

나도 아파.. 나도 아파...



화를 낸 당신은 거실로 나온 나와 우는 아기를 두고

안방문을 닫아버렸다..


그래.. 토요일에도 출근해야하니 피곤하겠지..

당신도 일하느라 수고하는데.. 잠이라도 자야지...


알지만... 

나도 아픈데...

나도 자고 싶은데...



지옥같던 밤이 지나가고 다시 아침이 왔다..

당신은 벌써 일터로 향했고...

오늘도 아가와 나는 둘이 남았다...



내 아가를 먹이고 씻기고...

잠시 노는 아가를 눈으로 쫒으며 

오늘도 선채로..

눈물을 끅끅 삼키며..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모래알 같은 밥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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