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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봄날은간다] 그렇게 가지만, 빛나던 봄날은 또다시 찾아온다
게시물ID : movie_659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WarChief
추천 : 12
조회수 : 1203회
댓글수 : 57개
등록시간 : 2017/04/01 01: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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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월도 다 지나가고 어느덧 봄날도 우리 한 가운데 찾아왔네요. 

그럼에도 아직 일교차가 커서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느낌인데요.

다들 감기 안걸리게 일교차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특이하게 저는 겨울에 태어나서인지 추운 계절을 좋아하고 잘 견디며 겨울에 느껴지는 코가 시린 느낌을 좋아합니다. 

또 겨울에 듣고 겨울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좋아하지요.

어제도 보람찬 하루를 보내고 봄 밤의 쌀쌀한 기온을 느끼며 업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 오다가. 

무심코 이어폰에서 흘러나온, 제가 정말 오랫동안 좋아했던 음악을 듣고 이번엔 영화에 대한 리뷰를 적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겨울을 배경으로 시작하는 영화이며, 사랑하고 사랑했던 두 남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입니다.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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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은 간다입니다.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한 영화에요.

영화만큼이나 유명한, 김윤아씨가 부른 OST도 있고..

당시 인기가 최고조였던 유지태, 이영애의 출현작이기도 합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주고 있는 명작이지요.



(이 ost를 제외하곤 이 영화를 이야기 할 수 없을만큼의 명곡입니다.)

2001년에 개봉했지만 아직까지 제 마음속엔 최고의 한국 영화로 자리잡고 있는 영화입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무엇이 이 영화가 제 마음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지 짚어보면서.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 리뷰는 영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스포일러), 그리고 그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담고 있으며 ost와 함께 보셔도 좋습니다.)





1. 서로의 마음속, 겨울


영화는 추운 겨울날, 어디론가 향하는 할머니와 할머니를 달래며 뒤에서 따라가는 상우(유지태 분)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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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따라 오며 계속 걱정하는 상우를 아랑곳 하지 않고 할머니가 도착한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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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기차역. 

할머니는 기차역 밖으로, 하나 하나 들어오는 기차들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염려되어 계속 돌아가자고 말하는 상우, 하지만 아랑곳 않으시고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할머니.

할머니는 과연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걸까요?





상우는 과묵하고 차분하며 내성적인 성격의, 방송용으로 쓰이는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는 일을 하는 녹음 기사 입니다. 

상우가 작업상 파트너로서 만나게 되는 은수(=이영애 분)는 이혼한 경험이 있지만 붙임성 있고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라디오 PD겸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프로그램에 맞는 대밭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상우가 일하는 녹음실에 의뢰를 하게 됐고.


이렇게 하여 두 젊은 남녀는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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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남과 처음의 작업에서 상우와 은수는 서로의 존재에 호감을 갖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가는 길, 은수는 적막한 차 안에서 라디오를 켜고 자신의 프로그램에 채널을 맞추고 상우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줍니다.  

잔잔한 은수의 목소리로 들려오는 라디오의 멘트들, 미소를 머금는 상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견딜 수 없이 슬픈 이별 후에 깨닫는 사랑, 그 후에 다시 만나면 운명적인 사랑이 될수도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간단히 듣고 넘길 수 있는 내용이지만.. 이 아무렇지 않게 흘릴 수 있는 메세지가 제겐 영화 마지막, 은수의 한 행동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메세지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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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의 아버지와 고모 그리고 상우. 

상우의 가족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살며 할머니를 알뜰히 챙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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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치매에 걸리셨어도 젊은 날의 할아버지를 기억하며 그 때의 사진도 소중히 간직하고 계십니다. 

할머니가 기차역에서 기다리고 계셨던 것은 이 할아버지였을까요.

하지만 할머니는 나이든 할아버지의 사진은 손으로 쳐내실 정도로 싫어하시는데,

이 후 상우와 고모의 대화에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끔찍하게 아끼셨지만 나중에 외도를 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할머니의 가장 빛나던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준 반려자가, 결국 할머니에게 씻어내지 못할 커다란 상처를 남겨준 셈입니다. 



할머니의 마음속엔 할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깊게 새겨졌지만 

자신의 청춘,그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 했던, 젊은 날의 할아버지의 모습은 여전히 소중하게 간직하고 계셨습니다. 

그토록 미워하면서도 또 그토록 그리워하는 마음.

이런 게 사랑일까요.




2. 봄날이 찾아오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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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작업한 이후로, 두 사람의 마음속엔 서로의 존재가 점점 커져갑니다.

생각나고, 그리워하고, 목소리가 듣고 싶고, 나를 알리고 싶고, 계속 그 사람이 궁금하지만 또 섣불리 다가갈 수는 없고.

마음 한 가운데서 서서히 퍼져나가는 감정을 담아가며 계속되는 작업 속에서,

두 사람은 각자의 마음속의 상대방을 인식하고 그렇게 서로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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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은 톡톡 튀는 젊은 청춘남녀의 로맨틱 코메디같이 발랄하고 풋풋하게 표현되진 않습니다.

그저 고요하고 잔잔하게..

서로에게 서로가 은은하게 묻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영화 전반에 흐르는 음악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두 사람의 목소리 처럼,

그들을 감싸고 있는 겨울처럼..

이렇게 서로는 서로를 느끼며 그렇게 서로에게 조금씩 스며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업이 끝나는 날.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고 주저하며 아쉽게 떠나가려는 상우에게 은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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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먹을래요?"



서로가 서로 마음속에 있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 순간.

두 사람의 마음 속에선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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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봄봄.


연인에게 봄은 곧 사랑의 시작입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그 사람과 함께 있어 세상이 아름다워지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매 순간이 행복해지고, 모든 순간 순간마다 그 사람이 떠오르며.

언제나 내 마음속에는 오직 그 사람.

생각은 밝고 긍정적으로 흘러가며 내 입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생활속의 모든 것이 둘만의 화제거리가 되고 ,



나를 그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고 나는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또 그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감사해하게 되는.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어쩔 줄 몰라하게 되는.



시작되는 연인에게 찾아오는 봄은 바로 그런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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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에게 찾아온 봄과 함께 

영화의 배경도 겨울에서 봄으로 바뀝니다. 

한결 밝아진 상우의 모습과 그런 변화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지인들의 모습이 비춰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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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은 이런 흐트러진 모습이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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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잔뜩 취해서도, 단지 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한 걸음에 달려갈 수 있게 해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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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언제 올 지도 모르고 길가에 앉아 한 사람만을 마냥 기다릴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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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만 봐도 행복하고 옆에 없으면 견딜 수 없이 외뤄지는 마음.

시작하는 연인들의 마음은 한가득, 가득찬 봄이고, 이는 시작하는 연인들이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봄이 찾아온 후.

영화는 밝고 경쾌하게 변합니다. 

유치한 약속도 하고 손잡고 나들이하며 함께 일하고 그녀의 목소리를 담아 추억을 만들면서 

상우는 좀 더 많이 웃고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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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사랑은 사랑하는 연인을 그렇게 변화시킵니다.  

봄은 연인의 행복입니다.





4. 그리고 여름.



행복에 가득찬 상우의 집에 할아버지가 정을 주셨던 다른 할머니가 방문을 하고 돌아간 뒤. 

영화는 여름이 됩니다. 



그리고 언제까지나 봄에 머물러 있을 것 같은 상우와 은수의 사랑에도 

여름이 찾아옵니다.



서로가 서로의 곁에 있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봄.

현실을 잊고 그 사람만 바라보게 되는 봄.

그사람과 내가 하나가 되고 싶고 온 마음이 그 사람과 나를 동일시하는 봄이 지나간 후에.



서로에 대한 신선함이 사라지고 서로가 익숙해져서

이제는 각자의 현실을 인지하고 사랑이 주는 달콤함을 떠나 천천히 자기 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하는 

사랑의 여름이 상우와 은수에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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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동료들에게 상우를 단순히 아는 동생이라고 소개하는 은수.

이를 섭섭해하는 상우.


서로가 익숙해지고 또 편해진 그들.


이렇게 그들에게 찾아오는 사랑의 여름에

연애에 익숙한 은수는 상황을 받아들이며 자연스럽게 사랑의 흐름을 따라 마음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이지만.

사랑에 서툰 상우의 시간은, 달콤한 봄날의 기억에 머물러 있기에 사랑이 여름으로 흘러가는 것이 혼란스럽습니다.



이 와중에 상우는 할머니를 잃어버렸다가 간신히 찾고.

이에 힘들어하는 아빠를 위로해주는 등.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지만 이러한 시간을 은수와 공유하지 못하고, 또한 그녀에게 위로받지도 못합니다.

이 사건으로 할머니를 사랑하는 상우는 할머니가 떠나시기 전 손자의 사랑이 완성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지만,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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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에게 집에 인사를 드리자는 상우.

이혼 경험이 있고 한 사람에게 구속되고 싶지 않아 하며 상우의 미래에 대해 확신이 없는 은수의 마음속에서

두 사람의 심리적인 거리를 멀어지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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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은수는 둘의 감정을 다시 깨워보려는 상우의 노력에도 웃어주지 않습니다. 

마음이 점점 식어가는 그녀의 마음속에 

또다른 동료가 점점 들어오는 듯 보입니다.

은수는 갈등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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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워 하면서도 다잡아보지만 점점 식어가는 은수의 마음 속에서 상우는 점점 멀어져 갑니다. 

항상 자신을 아끼고 변함없이 바라봐주는 상우를 바라보며 

변해가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 은수는 힘들어합니다. 

상우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느끼는 은수는 상우에 대한 확신이 없고 점점 다가오는 직장 동료는 점점 더 커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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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져가는 감정의 거리만큼이나 둘 사이의 갈등과 싸움은 잦아지고.

결국 은연중에 상우를 무시하는 은수의 무신경한 말들이 상우의 자존심에 상처를 줍니다.

이로 인해 감정 싸움을 하게 되는 둘 사이엔


예전처럼 웃음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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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일..나 일있어.."

"무슨 일..? 내가 모르는 일도 있어? 또 어디 가서 술이나 마시려고 그러지 뭐.."



"은수씨..내가 라면으로 보여..? 말 조심해."



아니, 둘 사이의 환했던 봄날의 웃음은 사라졌습니다.





5. 여름이 가고 가을. 


상우의 화에 갈등하던 자신의 마음을 정리한 은수는 이별을 준비하는 듯 합니다. 

일방적으로 끊긴 연락.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 상우는 슬픔에 빠지고 이 슬픔은 점점 상우를 예민하고 날카롭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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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 날, 예고 없이 다시 상우를 찾아온 은수.

예전과 다르지 않은 애교와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화가 난 상우의 마음을 녹여줍니다. 

함께 은수의 집으로 돌아가는 둘의 모습에서 

두 사람의 관계에서 커다란 파도가 지나가고 다시 봄날이 찾아오는 것 같이 보입니다.



하지만 은수는 갈등하는 자신의 감정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려고 찾아간 듯 합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 자신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마음에 대한 확인이라고 할까요. 



상우를 다시 만난 후 그를 보고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정리를 한 은수는 1달동안 헤어져보자는 제안을 합니다. 



가장 소중했던 사람에게 듣는 헤어짐에 대한 이야기.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가족들에게서도 위로받길 거부하는 상우. 

예전처럼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은수와의 관계에 집착하며 이를 회복해보려고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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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둘의 사이는 상우가 손쓸 수 없을 만큼 멀어진 것 같습니다. 



행복했던 기억속에 머물러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어 은수에게 집착하는 상우.

은수의 직장에서 서성거리고 만취해서 은수의 집에 찾아가는 등 

상우가 집착어린 행동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은수의 마음은 멀어지고 또 더 차가워집니다. 

집으로 찾아와 절규하는 상우를 보면서 은수는 마침내 결심을 합니다. 



다음날.

은수는 서울로 가는 버스에서 내려 배웅하던 상우에게 돌아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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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헤어지자.."

"....내가 잘할게.."

"....헤어져..."



"..........너 나 사랑하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헤어지자.."







이렇게 은수와 함께 상우의 마음속으로 찾아왔던 봄은 여름, 가을과 함께 지나가고 다시 겨울이 찾아옵니다.






6. 가을과 겨울.



이별 후에 사랑 경험이 많은 은수는 이별속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의 생활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상우는 이별 후의 슬픔과 공허함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자신에게 다가온 이별을 극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행복했던 기억 속에 머물러 있죠.



무작정 은수의 집에 찾아가 창을 바라보며 밤을 샌다거나 심지어 은수의 뒤를 따라와 은수의 차를 훼손하는 등..

은수와 자신의 과거, 서로 사랑했던 기억에 대해 강하게 집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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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이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고 나를 보며 웃고 항상 내 곁에 있을 것 같았던 사람이 

나를 남겨두고 혼자 멀리 떠나버렸고.

홀로 남겨진 나는 이젠 더이상 그사람에게 소중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그 아픔을 상우는 받아들일 수 없었고 이러한 감정은 슬픔을 넘어 절망과 함께 은수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분노로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이라는, 견딜 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아무에게도 위로받지 못하고 홀로 견뎌내며 실의에 빠져있었던 상우를 진심으로 위로해주는 건.

영화가 진행되는 2시간여 동안, 단 한 번 정신이 돌아온, 

힘없이 흐느끼고 있는 상우를 말없이 포근하게 안아주는 상우의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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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게 아니란다.."


젊은 시절, 할아버지와의 행복했던 과거를 그리며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외도로 당신의 가장 소중했던 추억에 상처를 받았지만.

그 때의 아픔과 슬픔과 상처를 받아내고 견뎌내고, 이를 이겨낸 후,

마침내 젊은날의 기억을 아름답고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게 된 분이셨습니다.



할머니가 실의에 빠져있는 상우를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모습.



그 모습은 마치, 

빛나는 사랑을 해보고 그 사랑에 아파봤던 사람이야말로, 사랑과 실연으로 슬퍼하는 사람을 진심으로 위로해줄 수 있다.

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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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할머니는 그렇게

자신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으로.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을 가지고 

가장 아름다웠으며 가장 빛났던 자신의 시간을 함께했던 그 시절의 할아버지를 만나러 갑니다.





7. 다시 봄. 



할머니의 죽음은 상우에게 있어서 실의를 딛고 한층 더 성숙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됩니다. 

이별에 대처하며 아픔을 딛어냈고 그 사랑과 이별의 경험은 상우의 마음을 조금 더 튼튼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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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벚꽃들이 피었고 봄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언젠가의 봄날처럼 은수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아련했던 그 봄날의 추억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묻고 간직한 상우는 

이전과 같이 지나가버린 과거와 그 때의 사랑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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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딛고 한걸음 더 나아간 상우는

그 날의 봄과 같이 돌아와 상우와 다시 시작하고 싶어하는 은수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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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가 전해준 선물을 돌려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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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웠던 사랑에 예의를 갖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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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날의 눈부셨던 추억에 인사를 보내고 

행복했던 예전의 봄날을 소중하게 마음 속 깊이 간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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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찾아온 봄날에,

상우는 

이제 비로소 그녀와의 추억을 가슴에 간직한 채 웃을 수 있게 됩니다. 





8.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는 사랑에 관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여느 영화와 같이 '사랑은 좋은것이야~'라는 해피엔딩을 전하지도 않고 

'모두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아름다운 결말을 맺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사랑을 마냥 아름답게만은 그리지 않고 



젋은 남녀가 만나 서로 호감을 가지고.

서로 불같은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식어가다 결국 헤어지게 되는.



우리가 하고 있는, 포장되지 않은 현실 속 평범한 '남녀 간의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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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랑을 합니다.

한번씩은 사랑 덕분에 행복했고 이별 때문에 가슴 아파본 적이 있을겁니다.



사랑을 하며 먼저 마음이 식으며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고 

또 마음이 식어가는 듯한 상대방을 바라보면서 말 못하고 가슴앓이를 해본 경험들이 있기에.

영화를 보는 동안 점점 변해가는 은수와 그저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예전같은 사이로 돌아가보려고 노력해보려는 상우에게서 나 자신을 보게 됩니다.



'봄날은 간다'는 사랑이 영원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오히려 제목에서와 같이,

영원할 것 같았던 서로의 '봄날'은 그 시간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내가 잡을 수 없이 또 그렇게 자연스럽게 떠나간다고 말합니다  



영화는 사랑이 변해가는 흐름에 시간을 맡기며 변해가는 감정에 대한 연인들의 감정, 

그리고 사랑이 지나가고 난 후의 이별을 통한 감정의 성숙에 대해 말하는 듯 합니다.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변해가는 감정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은수를 무조건 적으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이란 그렇습니다. 

슬프지만 언제나 처음처럼 불같은 사랑을 할 순 없죠.

봄이 오다 여름이 되고 가을을 지나 겨울이 다가오는 것 같이.

불꽃같이 열렬히 타오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감정이 천천히 가라앉아 잿불이 되어 서로를 은은히 감싸게 되는 것.


사랑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항상 처음같이 항상 열정적이어야 하느냐.

시간의 흐름에 감정을 맡기고 서로를 감싸는 익숙함으로 서로의 생활 속에 스며드느냐.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라고 말하는 상우의 말에서 그는 항상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을 꿈꿔온 듯 합니다. 



사랑에 서툴렀던 상우는 항상 열정적이었던 처음을 그리고 그 시절의 감정에 머무르고 싶어했지만

연애 경험이 있어 감정의 흐름을 받아들이는 은수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가 변해가는 모습에 불안해하고 

이로 인해 두 사람의 갈등이 시작되며 결국 이별로 이어지지요.


현실적인 사랑 방식에 현실적인 이별을 맞이하는 연인이기에 

너무나도 우리의 이야기인 것 같아 더 아려오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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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지막에 이별의 아픔을 거쳐 실연을 이겨낸 상우의 성숙을 보여줍니다. 


이른바, '아픈만큼 성숙한다.'라는 것이지요.

영화는 크게 두사람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하나는 주인공 상우.

또 하나는 상우의 할머니.


그토록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줬던 할아버지의 외도로 깊게 상처받은 상우의 할머니는

그럼에도 그 아픔들을 딛어 내시고 할아버지와의 과거를 아름답게 간직합니다. 

그리고 처음 실연을 겪는 상우를 위로 해주는 유일한 인물도 바로 할머니입니다.


영화는 봄날이 가고 난 뒤에 홀로 남은 상우가 

실연의 아픔을 분노와 집착으로 해결하지 않고 끝내 받아들여 극복해나감으로써 한층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은수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마음속에 간직하는 법을 배움으로서 

다음에 찾아올 사랑에 대해 이전보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대할 수 있고, 그 사랑을 소중하게 잘 가꿔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걸 암시합니다. 


이별을 겪어본 사람이 사랑을 더 잘할 수 있고 

아파본 사람이 더 아낄 수 있는 법이지요.

화는 할머니와 상우를 통해 이를 말하고 있습니다. 


지난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하고 묻어두는 사람은 앞으로 다가올 행복을 소중히 여길 수 있습니다. 

상우는 은수와의 이별을 아름답게 담아둔 후에 보다 성숙해진 모습으로 또 다시 찾아올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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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마지막, 비로소 상우가 희미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랑과 그 끝인 이별에 대처해야하는 우리의 자세를 보여줍니다. 

지난 봄날을 통해 충분히 사랑하고 충분히 행복하고 충분히 아팠던 사람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봄날은 가지만 또 다시 그 봄날은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 봄날은 더 빛나고 따뜻하게 당신을 맞아줄 것입니다.




9. 리뷰를 마치며.



이영애와 유지태를 너무나도 좋아했던 팬심에 이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2시간여동안.



정말 너무 지루했었습니다. 



의외지요.


위에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라고 했는데 정작 영화를 보는 내내 가장 지루했다니.

아이러니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한 건.

그렇게 지루하고 후회했던 영화였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왔을 때.

뭐라고 표현해야할 지 모르는 감정이, 



지금 생각해보면 가슴이 아려온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거 같은 감정으로 한동안 멍했던 것 같네요.

지금 그 때 제가 느꼈던 감정은 시간이 훌쩍 흘러버린 지금도 아련히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더 커서 다시 보는 '봄날은 간다'는

당시 풋풋했던 감성으론 이해할 수 없는.

말 그대로 현실에서의 남녀가 만나고 사랑하고 멀어지는.. 그렇기 때문에 너무나도 아려오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몇 번의 사랑을 하고 몇 번의 이별을 한 뒤에야 영화가 전해주는 뜻을 얼마간은 알 수 있을 것 같네요. 



혹시 지금 실연에 아파하는 분들이 있다면.

또 지난 시간들을 하염없이 그리워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영화를 추천드리고 

다시 한 번 이 한 마디를 전하며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봄날은 떠났지만 이겨내세요.

한층 성숙해진 당신에게.

그 때보다 더 빛나는 봄날이 찾아 올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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