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부터 우울증이 있다.
어릴 때는 늘 누군가가 등뒤에서 칼로 찌를 것 같은 공포를 누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저런 공포는 사라졌지만 주기적으로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나타난다.
6개월에 한번씩 나에게 찾아오는 우울감. 무기력감. 그리고 허무감.
약도 먹어보고 상담도 받아봤지만 그때뿐이었다.
하지만 상담을 통해 병의 원인은 알게 되었다.
가정폭력. 그것이 원인이었다.
아빠는 목수였고 집에는 늘 전기톱과 전기 대패가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늘 그 톱으로 날 썰어버릴 거라고
대패로 갈아버릴 거라고 했다.
늘 내 다리를 잘라버리고
몸통을 잘라버리고
토막토막 내어서 잘근잘근 씹어 먹을 거라고 했다.
실제로 톱을 들고 설친 경우도 많았다.
좁은 방에서 어린 시절 마주해야 했던 그 공포는
이제 더이상 그 아빠라는 존재가 나에게 위협이 되지 못함에도.
여전히 가슴 속에 남아서
지금도 나를 괴롭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