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감옥에 가신 어떤 분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평생 힘든 일 이라고는 구경도 하지 않고 살았죠.
어처구니없게 자기 밥 먹은 그릇 설거지 해야 한다는 사실이 뉴스가 되고 있는 걸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
군대 다녀온 평범한 대한민국 남성은 당연히 다 했을 경험인데...
솔직히 설거지 할 줄 알기나 할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퇴임후 고향에 내려가신 뒤에 수많은 사람들이 노통을 찾아오고 같이 사진을 찍고 하던 때
제 기억에 남는 방문자 분이 군대 고참 분이었습니다.
저도 제대한지 10년이 훌쩍 더 넘었지만 아주아주 가끔 연락하게 되는
군대 선임도 있고 후임도 있는데 아 저분도 나랑 다를 게 없구나! 그 생각이 들더군요.
노통은 왠지 같이 작업하기 즐거운 분일 것 같습니다.
애초에 농사짓는 집 출신 이시니 작업도 잘 하셨을 거 같고...
"xxx아 여기 너까래 (넉가래가 맞는 표현이지만 왠지 저렇게 적어야 제맛이..) 좀 가지고 온나!"
"ooo 니는 여기 좀 잘 밀고.."
그러다 쉬는 시간에는 담배 피면서 "점마들은 허구언날 멀 저리 해 쌌는가 모르겠다" 같이 간부들 흉도 보고..
쉬는 시간 끝나면 "아~ 잘 시아따!"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담배를 탁탁 떨어서 끄고...
정말 어느 자대에나 있는, 일 잘못 하면 불같이 호통이 날라오지만 시원시원해서 재미난 이야기도 잘하고 그래서 같이 근무 서면 재밌고...
문후보님은 참 좋은 고참인데 같이 작업하러 나가면 너무 힘듭니다.
고참이 일하는 내내 말도 별로 안하고 땀 열심히 닦으면서 무지하게 일만 합니다.
쉬는 시간에도 별 말이 없고 주로 듣는 편입니다. 수통 물만 조금 마시고 그냥 그늘에서 쉽니다.
무슨 병사가 행보관보다 일을 더 부지런히 열심히 합니다.
같이 근무 나가면 갈구지도 않고 말도 많이 안 시키는데 본인이 근무를 너무 열심히 서서 후임이 눈치가 엄청 보입니다.
주말에 개인정비 하면 TV나 조금 보다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관물대를 막 정리합니다.
차라리 그냥 족구나 같이 하자고 하면 편할 거 같은데...
병사들 마음은 병사 출신이 잘 알 것인데 광복 이후 대통령 중에 병사 출신 대통령이 한분밖에 없지요.
국군 최고 통수권자는 우리 모두의 좋은 고참같은 분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