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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밥도둑을 소개하고 싶어요
게시물ID : cook_1998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궁화때비누
추천 : 17
조회수 : 2203회
댓글수 : 55개
등록시간 : 2017/03/30 21:35:30
20170330_144219.JPG
 
예전 독립해서 홀로서기 출발했을 때
자주 시켜먹던 밥집이 있었어요.
그때, 딸려 온 밑반찬 중에
이 멸치 고추장물이 있었죠.
 
처음에는 이게 뭔가 했어요.
멸치볶음도 아닌 것이, 고추볶음도 아니 것이
뎁따 이상하게 생겼더라고요. 생김새도 축축해 보이고. 
주로 곰탕이나 갈비탕처럼
국물이 심심한 것 시키면 작은 플라스틱 종지에 따로 담아서 배달됐는데
이게 말이죠. 먹을수록 입맛이 당겼어요.
무지하게 맵고 짭짤한 것이 다른 반찬 필요없이
국물에 풀거나, 얹어 먹으니까 어휴~ 중독성이^^
 
주문을 여사장님이 받아서
한번은 곰탕 배달시키면서 물어봤어요. 그게 뭐냐고.
(당시 사장님이 알려주시기로는)
"고춧물"이라고 하셔서 의도찮게 얼굴이 붉어졌던 기억이 새록새록.
부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심층취재'를 이어나가고, 
취합한 정보 토대로 인터넷 찾아보니까 경상도 지방에서 즐겨먹는
멸치 고추장물이더군요.
서울 개봉동 출신의 여징어는 그때부터
이 낯선 음식을 10년째 밥도둑 삼아왔습니다.
 
떨어지면 허전한 게 고추장물이 됐어요.
레시피가 집집마다 다른데요,
공통점은 정말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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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료는 멸치랑 청양고추.
멸치는 가는멸치보다는 중멸치가 씹는 맛이 좋아요.
중멸치는 머리랑 똥 제거 작업은 필수.
저는 고기 씹는 맛을 배가하고 싶어서
국물 내기용으로 쓰이는 디포리를 다듬어서 써요.
디포리는 밴댕이 새끼를 말하는데요.
내장이 별로 없고, 살밥이 많아서
다듬으면 수확량이 많답니다. (또 고소하기도 해요)
멸치 쓰셔도 상관없어요.
디포리 박스째 사서 냉동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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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만큼 꺼내서 살짝 해동한 다음, 껍질부터 벗기죠. (질기고 비리니까)
머리제거하면 내장은 별로 없어서 살을 적당히 찢으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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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완전 좋아하는 청양고추 왕창.
가위로 잘게잘게 잘라주면 재료 손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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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한 건어물이므로
프라이팬에 볶아서 수분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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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넣고 생수를 살짝 잠길 정도로 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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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액젓을 넣어주는데
저는 액젓은 간이 세서 일반간장 넣어요.
멸치에서 나오는 짠기운이 은근 강하기 때문에
재료 양이 많아도 2~3숟가락 넣고
마지막에 간 맞추는 게 낫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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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설탕 약간 (대신 물엿 넣어도 좋아요!!)
맛술을 넣어도 단맛이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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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서 보관중인 마늘도 넣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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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불에서 물이 1/3정도 졸여지면 다 된 거예요.
참기름은 고유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가스불 끄고 둘러서 뒤적뒤적. 이때 깨소금도 양껏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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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반찬으로 정말 최고
상추와 찰떡궁합 자랑하는 쌈장 대신해도 감동.
배 터집니다. 
 
그런데요.
참으로 미스터리한 게
제 주변에 경상도에서 태어나 학창시절 보낸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이것 모른다는 애들 많더라고요.
보석같은 밑반찬의 출처가 궁금하답니다.
도대체 너는 어디에서 출발한 거니?
 
출처 에로띠끄한 이름으로 다가온 너!
평생 사랑하겠다!!(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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