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서 술한잔 한 기념으로 이녀석이랑 급격하게 친해진 계기를 풀어볼까 합니다.ㅎ
대학다니던 시절에 이녀석이랑 친해진다음 대학생친목테크가 그러하듯 자취방에서 뒹굴거리며 소일거리하고 있을때였습니다.
사실 급격히 친해진 썰이지 그전에도 마음은 맞아서 잘 어울리던 사이였거든요.
그때 친구는 책상 컴퓨터에서 와우를 하고 있었고(리분으로 기억합니다.) 전 그녀석 침대에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충전기를 꼽아둔 제 휴대폰에서 벨이 울리기 시작했죠.
충천기의 위치가 책상위였던지라 전 던져달라고 말했고 녀석은 폰의 충전기를 빼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마 순간적으로 긴장이 풀렸거나 뭐에 홀린 것이겠지죠.
"언비리컬케이블 단젠!"
......
좁은 자취방에 울리는 전화벨소리(따르릉 따르릉하는 기본벨소리)를 배경으로 우린 눈이 마주친다음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ㅋㅋㅋㅋㅋ
이윽고 간신히 현실세계로 돌아왔는지 얼굴이 빨개지면서 폰을 던지곤 획돌아서 모니터만 바라보더군요.
그모습을 보고 전 저도 모르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요비젠겐니 키리카와리 마시따..."
빛의 속도로 돌아본 친구의 눈에선 그전까진 찾아보기힘들던 동질감이 물씬 느껴지더군요.
그전에도 친하긴 했지만 그냥 취미가 맞는 동료였다면 지금부턴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함께 사선을 넘나든 전우로 친분이 업그레이드 되는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우리의 침묵속에 전화는 끊어졌고 누가 먼저 시작했는진 기억안나지만 한바탕 박장대소를 한다음 화제는 당연스럽게도 오덕의 세계로 이어졌죠.
그렇게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는걸보면 세상은 참 재밋다는 생각이 듭니다.ㅎㅎ
결국 그때 못받은 전화는 모르는 번호였고 누가 걸었는지는 영원히 미궁에 빠졌습니다만 덕분에 평생친구를 하나 얻었으니 그분에게 소소한 감사를 표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