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극히 좁은 인간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근데 딱히 불편한지 모르고 살고
그냥 나 배우고 싶은거 배우고, 하고 싶은거 하면서 잘 살고 있어요.
애들 학교 간 사이에 혼자 영화도 잘 보고, 혼자 밥도 잘 먹고, 혼자 쇼핑도 잘하고.
주말이면 애들이랑 남편이랑 같이 지지고 볶고 시내나들이도 가고, 도서관도 가고, 캠핑도 가고, 여행도 가고.
오늘 학부모면담을 했어요.
아이가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책만 읽는다고 하네요.
수업시간에 자기세계에 빠져서 선생님 말씀을 안 듣고..그러다 보니 수행과제를 못하고.
책속에서 끄집어 내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게 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음...뜨끔했어요. 제 학창시절 같더군요.
거기다가 대고 '전 친구 몇명 없는데 잘 살아요.' 라고 할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저는 제가 선택한 삶이지만
아이는 과연 그게 아이가 선택한 삶인지도 의문이구요.
엄마가 나, 내 가족이 전부인 좁은 인간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애가 거기에 적응한게 아닌가 싶고.
아이가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안되냐고 할때 먼저 그 집 부모님한테 물어봐야 한다고 못 가게 하고..
여러모로 생각이 깊었던 차에
아이가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와서 친구네에 놀러가겠다고 하네요.
빨리 가라고 했어요. 과자도 싸주고, 집에 있던 초콜릿도 싸주고.
그집 엄마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가는게 예의없는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혹 친구가 저희 아이빼고 놀러가버릴까봐 부랴부랴 씻지도 않고 데려다 줬어요.
놀이터에서도 처음 본 애들과 잘 노니까 학교에서도 잘 지내겠거니...
책은 좀 많이 읽는거 같긴 하지만 독서는 나쁜건 아니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암튼 육아는 쉬운게 아닌가봐요.
어릴땐 어려서 힘들고, 나이가 드니까 교우관계나 학교생활도 신경써야 되니까 힘들고..
여러모로 생각이 많아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