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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문후보의 출마선언 동영상을 보면서 '사람이 웃는다'라는 노래가 생각이 났다. 지난 대선 그날 저녁에 이 노래 들으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불행의 서막이었는지 대선을 앞두고 나는 발목을 다쳐 반깁스를 했었다. 대선 당일 새벽같이 일어나 발목을 질질끌며 뒤늦게라도 나의 청춘에 ㅇㅁㅂ이 걷히겠구나 기대하며 투표장으로 향했다. 그러나.. 그 날 아침의 설렘은 절망이 되었었다..
그 다음날부터 나는 한동안 정신이 이상해진 상태로 살았던 것같다. 학원가는 지하철에서, 매번 지나치는 익숙한 거리에서 '이 사람들 중 반은 박모씨를 뽑았겠지??!?!!!' 라는 생각에 혼자 속으로 얼마나 이유없이 사람들에게 분노했는지..언젠가 엄마에게 말씀 드리니 어처구니없는 자식의 발상이 어이가 없으셨는지 박장대소를 하셨었다.
나는 똑똑하지도, 현명하지도 않은 사람이다. 그래도 어찌 어찌 열심히 내게 주어진 그릇대로 열심히 살다보면 이만하면 괜찮았다 하고 눈감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뉴스에서 남 얘기 일거라 생각했던 노인들의 일명 '짤짤이순례'가 이제 남얘기 같지가 않다. 그런 내 미래가 눈앞에 훤히 그려져 불안하지만 딱히 신분(?!)을 뛰어넘을 희망이 없다. 희망이 보이지않으니 의지도 생기지 않는다. 태생이 게을러 이렇게 된 탓이 솔직히 크지만.
매일이 그 날이 그 날이다. 한 끼를 해치우기위해 먹는 밥은 식사가 아니라 사료라는 말이 있던데 난 매일 사료를 먹는다. 그것도 사계절 거의 변화가 없는 똑같은 사료다. 내 사료먹는것도 버거우니 당연히 개사료 살 돈도 없어서 개키우는건 꿈도 못꾼다. 물론 마당넓은 집도 없다.
대통령이 바뀐다고 내 삶이 바뀔거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내 삶은 오로지 나에게 달렸다. 나란 사람이 내면적으로 멋진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 처해있더라도 멋진 일을 경험하고,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걸 짧지만 그동안의 경험으로 배웠다.
그렇지만 정치가 내가 사는 사회에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있다. 선출된 사람은 권력을 가지고 하나의 국가가 된다. 난 이번엔 그 국가가 사람다웠으면 좋겠다. 이 노래 가사처럼 되었으면,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도 작은 희망을 기대할 수 있을거 같다.
세월호에 진심으로 눈물흘려주는 사람, 겨우내 소녀상의 시린 볼을 따스하게 바라봐줄 사람, 달려오는 전동차에 짓이겨 사그라들었던 청춘을 기억해주는 사람, 불구덩이로 뛰어들어가는 영웅의 어깨를 두드려줄 사람, 정직하게 뿌려둔 고단함을 거두는 농민의 기쁨을 감사할 줄 아는 사람, 세상에 남겨두고 갈 것이라곤 식은 몸뚱이 하나뿐임에 미안했는지 국밥사먹으라며 노잣돈꺼내놓고 간 노인의 빈소에 국화꽃 한 송이 올려줄 사람.. 그런 사람이었으면 한다.
한 길 사람속은 모르니 끝까지 경계해야겠지만..
세월호가 올라온단다. 단원고 졸업식에 새들이 내려앉았다 가더니 얼마전엔 하늘에 노란리본을 그려냈다. 별 거 아닌 우연에 의미 담지 말라 말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작은 일에도 금방 젖어드는 지금의 우리는 각자 너무 힘든게 아닌가 싶다.
(힘드니까 더 날카로워진건지 논쟁도 많고, 다툼도 많고, 해괴한 사건, 사고도 많은 거 같다..)
부디 순리대로 거짓은 밝혀지고, 죄지은 놈은 죗값의 배로 돌려받고, 원통함에 머물던 혼들은 즐겁게 먼 길 먼저 떠나가있을 수 있으면 한다.
그리고 살아있는 우리는 서로 응원해주고 힘내서 각자 잘 꾸려내갔으면한다. 힘내자!!
이 노래가 이번엔 축가가 되길 바란다..
출처 | https://youtu.be/dTSq5SKH6p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