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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쁜 우리 고양이 순심이 입양기
게시물ID : animal_1784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옹이발바닥
추천 : 30
조회수 : 1066회
댓글수 : 73개
등록시간 : 2017/03/24 15: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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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가입 후 첫 글이예요.   고양이를 좋아해 동게 눈팅만 해오다가 어쩌다 보니 고양이를 집에 들이게 되어 가입하게 되었어요.   이런 커뮤니티에 글쓰는게 익숙하지 않다보니 문장이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규칙에 어긋나거나 실수가 있더라도 너그러이 양해부탁드립니다.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아이라 글이 좀 길어질 수 있어요 ㅠㅠ 

 1. 작년 7월 아파트 단지에 엄청 깨끗하고 예쁜 5-6개월령의 아기 고양이가 나타났어요. 알고보니 같은 동에 사시는 분이 키우다가 밖에서 키운다며 내보냈다고 해요. 처음 한달 정도는 그 집 아이들이 밥을 주며 돌보는듯 하였으나 얼마뒤엔 그마저도 하지 않더라고요. 예쁘고사람을 좋아하고 애교도 많은 아이가 버려진게 너무 안타까워 사료를 챙겨주기 시작했어요 .   남편은 너무 불쌍하고 이뿌다며 이 아이를 키우고 싶어했어요.   저도 물론 고양이를 좋아하고 친정에도 7살된 막내 야옹이가 있지만 개인적인 여러 사정으로 아직은 반려동물을 책임질 여유(심리적, 경제적)가 없고 우리의 2세가 태어나고 어느 정도 성장할 때까지는 고양이를 입양하지 않기로 약속한 상태였기에 가끔 사료를 챙겨주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우리 부부 외에도 가끔 밥을 주시는 캣맘도 있었고요. 

 2. 어느 날 한동안 보이지 않던 순심이-야옹이 이름이예요- 가 뒷다리가 부러진 채로 찾아왔어요.  근처 동물병원(제가 사는 곳은 지방소도시=시골입니다)에 데려갔는데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기에 남편 퇴근후에 차를 몰고 고양이 전문 병원인 부산 ㅈ동물병원으로 갔어요.   의사쌤은 상처가 이미 스스로 거의 치유가 된 상태라 절단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항생제 복용과 상처부위 소독으로 이대로 잘 회복되면 약간 절뚝거리더라도 사는데는 문제가 없다며 약을 먹이고 지켜보자고 했어요. 그래서 약을 처방받고 아이를 데리고 돌아와 아침저녁으로 찾아다니며 약을 먹이고 상처를 소독했어요.

 3. 이틀 정도 지난 뒤에 또 아이가 사라졌어요.   사료와 약봉지를 들고 아파트단지를 해매다가 캣맘아주머니와 마주쳤는데 (평소에는 잘 만날 수 없는 분이예요) 글쎄 그분이 근처 동물병원에 순심이를 데려가 지금 다리절단수술을 하는 중이라는겁니다.   깜짝 놀라 남편을 불러 그 병원으로 갔더니 세상에 방금 수술이 끝나고 마취도 깨지 않은 아이를 수액도 하나 맞춰주지 않고 자기네 병원에 고양이는 입원시켜주지 않으니까 데려가라며 이동장에 넣어 바닥에 방치해 둔겁니다.   수술부위를 확인하니 더 기가 찼습니다. 수술부위를 소독도 하지않고 드레싱도 하지 않고 완전 개방된 상태로 그냥 둔거예요. 딱 봐도 길냥이라고 대충 수술했다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금방 수술한 아이를 입원도 시켜주지않고 그대로 방사하라는건 그냥 죽으라는거나 마찬가지죠. 마취가 깰 때 아이가 느낄 고통과 충격엔 관심조차 없고 오히려 수술비가 20만원인데 10만원에 해줬으니 자기네는 호의를 베푼거라고 큰소리를 쳤어요.   절단할 필요가 없다는 다리를 절단한 것도 충격이었지만 수술 이후에 병원의 태도가 정말 충격이고 멘붕이었어요.   캣맘아주머니께 아이는 제가 데려가겠다 말하고 부산 ㅈ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입원시켜주겠다해서 밤늦게 차를 몰고 부산으로 갔어요.

 4. 수술부위를 확인한 의사쌤은 수술부위가 완전히 오염된 상태고 절단부위가 굉장히 거칠게 절단되어있다고 했어요. 이틀 뒤 다시 수술부위를 체크하니 부러진 뼛조각들이 살 속에 그대로 남아있고 감염이 너무 심해서 재수술을 할 수밖에 없는 상태였어요. 처음 수술에서는 발목을 절단했었는데 부서진 뼈와 염증으로 괴사된 주변 피부들로 인해 재수술에서는 무릎아래로 절단을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몇일 사이에 두 번의 큰 수술을 한 순심이는 10일 정도 입원을 하고 퇴원을 해서 임보차 우리 집으로 오게 됐어요.    수술비와 입원비가 엄청나게 나왔는데 사연이 안타까운 아이라고 정말 감사하게도 30% 할인을 해주셨어요.       

5. 아직은 반려동물을 맞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 우리 부부였지만 이 불쌍한 아이를 다시 길로 내몰수도 없었고 입양전선에 뛰어들까도 했지만 멀쩡하고 예쁜 아깽이들도 입양을 못가는 경우가 많은데 성묘에다가 장애까지 있는 아이를 누가 데려갈까 하는 생각에... 많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순심이를 가족으로 맞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순심이는 수술부위도 잘 회복을 하고 그 사이 중성화 수술까지 마친 후에 잘 적응하여 지내고 있어요.   비록 다리가 세 개가 되었지만 점프도 잘 하고 우다다도 잘 하고 쥐돌이도 오뎅꼬치도 얼마나 신나게 잘 갖고 노는지 몰라요.  애교도 많고 야옹야옹 말도 많고 무릎냥이에 쫄쫄이에요.   많이 사랑해 주고 아껴주면서 마음의 상처가 없는 밝은 아이로 잘 키워보렵니다.      

*사진은 시간순서예요. 우리 순심이 너무 이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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