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부를 못했다. 가난 하였지만 빚을 내서 그저 그런 전문대를 졸업했다. 운좋게 나름 편하고 안정된 직장을 갖고 내 능력에 비해 괜찮은 연봉을 받고 일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일이 편하다보니 이런저런 학원도 다녔다. 몇달 또는 몇일 다니다 보면 흥미를 잃기가 부지기수였다. 내 삶은 주식으로 치면 차트가 일직선이다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은곳에서. 요동없이 시간이 흐르고 있다. 문득 생각이든다. 내가 지금 직장을 잃고 몸도 온전치않고 나를 받아줄곳도 없다면, 나는 추운 겨울 밤거리를 헤메며 폐지라도 줍고 다닐 열정이 생길 것인가?
아니면 폐지도 줍고 다닐 열정없이 폐인이 되지 않을까? 서울역 노숙자처럼 당당하게 구걸 할 열정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