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래된 문재인 지지자이자, 1년전 대규모 탈당 때 민주당 권리당원이 된 주부입니다.
오랫동안 민주당을 찍었고, 부모님은 늘 1번, 여당, 한나라, 새누리로 이어오는 번호를 찍어왔지요.
지난번 대선 때 부모님과 저는 한판 붙었습니다.
저는 문재인, 부모님은 박근혜를 찍어야 한다고 했죠.
부모님은 지방에 살고 저는 서울이라 전화로 서로를 설득하다 싸우다가 전화를 끊고 했지요.
결국 박근혜가 이겼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지만
4년 후,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지요.
동생들 전언에 따르면, 아빠는 박근혜순실 뉴스가 나오면 성질을 내시면서(이름모를 분노) 티비를 끄신다 하고,
엄마는 정말 박근혜가 그런 인물이었을까, 정말 몰랐다, 허탈한 감정이시라 합니다.
지방 소도시에서 나름 마당발이신 엄마는 지난 대선 당시 선거운동까지 했었거든요.
그러나 역시 문재인에 대해서는, 민주당 후보에게는 그다지 표심이 없어 보였죠.
그런데 이번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십니다. 두분이.
방법은 좀 단순합니다.
지난 탄핵 시위 때 문 후보님과 저희 아이가 나란히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그걸 카톡으로 보내드렸죠.
제 아들은 저희 부모님이 끔찍히 아끼는 유일무이한 손자거든요.
어떤 반응이실지 궁금했는데
크게 인화해서 액자해 놓으라고 하시네요.
왜 그런 말씀 하시냐, 화내실 줄 알았다, 마음이 바뀌신거냐 여쭤보니
문재인 인품은 안다고 그러시네요. 북한 때문에 불안해 반대했다 덧붙이시면서요.
종북, 북한 얘기 하면 또 전화로 싸울 거 같아 그건 일단 넘어가고
슬쩍 경선 참여하시라 요청하니
그렇게 소원이냐면서 하시겠다네요.
손자랑 사진까지 찍었으니 어쩔 수 없다며 이번에는 찍겠다는 대답까지 일단 들었네요.
이상 경선 신청 마지막날 검색어 조작에 열받은 주부의 역풍 기원 수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