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이맘때 누군가가 사무실 앞에 고양이를 버렸더군요. 고양이 모래통과 약간의 먹이와 함께.
길가 풀사이에 숨어서 잉잉대는데 6월 햇빛에 그냥두면 안될거같아 우유를 종이컵에 따라줬더니 잘 먹더군요.
누군가 기르던거라 길들여졌을거고 사료도 잘 못먹는 새끼고양이.. 그냥두면 어찌될지 뻔했습니다.
그래서 같이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이름도 붙혀줬지요.
양구.
개는 멍구, 고양이는 양구.
두살쯤엔가 밖에서 놀다가 오토바이에 치어서 크게 다쳐 들어온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엔 진짜 죽을수도 있겟구나 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기르던 녀석이 죽어서 헤어지는게 싫어 어릴때 이후로 동물을 안키웠던건데 결국 또 이런 사고가 나더군요.
하던 일 팽개치고 냐옹이 가방에 넣어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생사를 장담 못하는 수술이라도 하겠냐란 의사선생 말에 두번 생각 안하고 수술을 맡겼습니다.
효과는 놀라웠습니다.
살아나더군요.
사료만 축내는 이 고양이놈을 제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주먹만한걸 키워가며 아플때 보살피다보니
이녀석이 저에게 아빠가 될 준비를 시키는거같았거든요.
처음 만났을때쯤 와이프가 출산을 앞두고있었고 전 곧 아빠가 된다는 생각에 ㅎㄷㄷ할때였습니다.
양구와 몇달을 함께 지내면서 '내가 아빠라니'같은 막연한 두려움도, ㅎㄷㄷ한것도 많이 사라지더군요.
반려동물의 의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겐 이런 의미가 있습니다ㅎㅎ
근데 마무리 어뜨케 해야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