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를 목표로 연습해서 하프만 달리려고 했는데, 처음 달릴 때 부터 원래 페이스 보다 약 40초 정도를 천천히 달렸어요. (5시간대 페이스 메이커들 뒤에서!)
친구들이 30키로 한번 달려보자 라고 해서 늦춘 페이스였는데, 막상 30키로 도착하니 남은 거리가 아까웠어요. 그 때부터 친구들 놓고 혼자 달림 ㅋㅋ 하다보니 풀마라톤 완주 했네요. 기록은 4시간 53분 17초. 이렇게 열심히 달렸는데 1138위 ㅋㅋㅋ 라서 시무룩 했는데, 후에 들어온 친구들 중 남자는 만위 대가 넘어서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남녀 등수를 따로 기록하나봅니다!
저보다 빠른 1137명의 여성분들 정말 대단해요...
저는 29-30키로 구간을 걸었거든요. 달릴지 그만둘지 고민하면서.. 그래서 기록같은 건 신경도 안썼어요. 그냥 5시간 안에만 들어가면 좋겠다 이정도... 완주하고 메달 받으니, 간만에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당.
이제까지 제일 많이 달려본 키로수가 20키로 였는데 (그것도 이주 전에) 설마 완주 하겠어 이랬는데 완주를 했어요! 성취감이 장난 아니에요! 이제까지 마라톤이라고는 뉴발란스에서 주최하는 십키로 마라톤이 전부였는데, 십키로 완주 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네요.
웃긴게, 2년전 10키로 마라톤 때는 그거 달리고 마지막에 숨도 너무 차고 힘들었는데, 오히려 어제는 멀쩡했음.... 다리가 아픈 것 빼고는. 폐활량이 엄청 좋아졌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