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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고백...(스압)
게시물ID : lovestory_815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세평
추천 : 2
조회수 : 41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19 20: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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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그날 사실 나는 고백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 왜냐하면 난 아직 네가 나를 마음에 두고 있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갑자기 그렇게 물어와서 당황했어. “나 좋아하는 거니?” 라고 물어왔을 때. 어떻게 대답할지 선뜻 생각이 나지 않았어. 그래도 거짓을 말할 수 없어서 “어” 맞다고 대답했어. 사실 새터 때 말을 걸고 싶었다고. 그러자 너는 나에게 나도 좋은 사람 같은데 자신은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나는 안 되겠다는 말을 했지 그렇다면 난 기다릴 수 있다고 했어. 그리고 넌 더 좋은 사람 찾으라는 말을 했어. 나는 대답했지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로 내 옆에 있는데 어떻게 그러냐고...”

나도 첫사랑은 6년 정도 했어. 말 한 마디 고백 한번 못해보고 잊혀진 첫사랑이었지만 그 때 느꼈던 감정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어. 그리고 고2때 좋아하기 시작해서 고3때 고백했다가 차인 여자아이가 있었지 그것이 이유의 전부가 될 수는 없지만 재수를 하게 됐어. 재수하면서도 그녀는 잘 잊혀지지 않더라고. 시간이 흘러 입시가 끝나고 대학에 합격할 때쯤이 되자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지더군. 아직도 만나보고 싶다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사랑했던 감정은 없어졌어.

난 여자에 대한 생각은 미리 접어두고 대학교에 왔어 선배들의 말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야. 새터 때 너를 보게 되었지 놀랍게도 내가 두 번째로 좋아했던 그 여자아이와 매우 닮았어. 그래서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지 혼자 걸어가고 있는걸 보았을 때 말을 걸어볼까도 생각했지만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어. 무엇보다 난 여자에 대한 관심은 끊기로 했으니까. 그런데 그러니까 축제 때 뜻밖의 일을 경험했지 기산 친구들 모임이 있었는데 우주가 너를 데려왔던 거야 처음에는 기계과로 온다고 한줄 알아서 속으로 기뻐했어. 그리고 이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지 그때 내가 너에게 이름을 집요하게 물었지. 다만 그때는 폐인처럼 하고 다녔지 어차피 여자 생각은 접고 있던 터라 멋지게 입고 다닐 생각은 없었지. 그날 너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어. 그래서 다음날은 나름 괜찮게 입고 나왔지 그리고 주변을 배회했지 혹시 너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어떤 사람들과 함께 보드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어. 그러나 난 용기내지 못했어. 오후 내내 주변을 배회하다가 친구들을 만났지 시내에 가자는걸 내키지 않았지만 달리 할 것이 없어서 가게 되었지 시내에 나가서도 늘 너에 관한 생각만 나더라.

축제가 끝이 나고 도저히 이대로 끝내기엔 아쉽더라. 그래서 우주에게 연락했지 너에 대해 물어봤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여자에 대해 물어본 것은 이번이 최초였지. 노리는 사람은 있지만 아직 CC는 아니라고 하더라. 다행으로 여기고 동아리는 무엇을 하나 물어보았지 예검회와 스틸러를 한다는 소리를 들었어. 어쨌든 축제 이후로 너를 보면 아는 척을 했지 그때마다 너는 나를 선배 취급하고 인사를 했어 나를 알아봐주지 않는 것이 아쉽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

그리고 방학이 되었지 학기 중엔 바빴는데 막상 방학이 되니까 할 일이 별로 없더라고 그리고 너에게 어떻게든 연락을 해보고 싶었어. 그래서 네이트온 아이디를 알아내서 추가하게 되었지 말리는 우주를 무시한 채 기어코 친구 추가를 했지...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내가 말을 자꾸 걸어서 들어오지 않는가 하고 노심초사 하며 조심히 쪽지를 보내곤 했지.

방학이 끝나고 제대로 얼굴을 보고 싶었어. 그러나 첫 2~3주간은 어디 있는지 조차 잘 몰랐지 그리고 우연히 마주쳤을 때 내가 인사를 했지만 넌 여전히 나를 어렵게 생각하는 듯 하더라...

포카전을 하게되면 너랑 만날 기회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런데 취소되고 말았지 무척 아쉬웠어. 그것 때문에 대회 출전도 하려고 했던 것인데...

그러다가 고구마 캐기라는 RC 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보았지. 친구들과 가려고 신청해 놓았지만 속으로는 너도 역시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었어. 그래서 RC 게시판을 여러 번 확인했지. 그런데 거짓말인지 정말 네가 있더라. 고구마 캐는 당일 나는 상당히 기대했어. 어떻게 너와 만날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고... 버스를 타고 내리니 네가 보였어 그러나 다가갈 수 없었지 내가 아는 사람이 없었고 너와도 친한 사이는 아니었으니까. 고구마 캐러 산에 차를 타고 올라가게 되는데 너와 떨어지게 되더군. 어떻게 찾아온 기회인데 이렇게 날아가 버리는가 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었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래쪽 밭으로 내려왔는데 네가 있는 거야. 기뻤어. 바로 마주치진 않았지만 결국 너와 보게 되었지 내가 먼저 안녕이라고 인사하니까 너는 “안녕하세요? 아니지 잠깐 너...” 크큭 처음으로 너와 이런 저런 얘기를 마주보고 할 수 있었지. 기분이 좋았지. 그런데 어떤 남자가 네 옆에 있더라고. 그 사람은 포카전 퀴즈때 같이 준비하던 선배였지 사실 잘 아는 사람은 아니었어. 괜히 아는 척 하고 둘 대화에 끼어들었지. 나는 친구들이 불러서 잠깐 나오고 둘이 대화는 계속되더라. 곧 고구마 캐는 일을 마치고 차를 타고 마을 회관으로 돌아가게 되었지 비가 추적 추적내리는 날. 너는 그와 함께 차를 탔지 붙어 다니면서. 마을회관에 돌아오고 너는 그가 씌어주는 우산 옆에 서 있었어. 난 멀리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지. 회관 안으로 들어오고 나서도 그는 너의 옆에 붙어 있었어. 게임할 때 잠깐 떨어지게 되었고 나는 일부러 네 옆에 앉았지 아무것도 안하고. 슬픈 표정으로 앉았어. 네가 그와 계속 붙어 다녔기 때문이지. 그때 네 가방에 붙어 있는 곰 인형을 보았어. 슬픈 표정의 곰이었지. 잠깐 너와 얘기할 수 있었지만 말주변이 없는 나는 별다른 얘기를 하지 못했어. 아까 고구마를 많이 먹어서라며 밥도 먹지 않았지. 그리고 상당히 피곤해 보였는데 모자를 벗고 잠을 자더라. 그때 너의 얼굴을 보았어.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지. 아까 본 곰 인형을 상기시켰지 왠지 모를 상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 그리고 시상식(?)이 시작됐지 그가 너의 옆으로 다가가는 것을 보았어. 가슴이 아팠지. 그리고 시상식이 끝나고 기숙사로 돌아갈 때가 되었어. 밖에는 비가 계속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지 나는 네가 타는 버스를 타지 못한다는 사실과 너와 그가 계속 함께 있다는 사실에 괴로웠지. RC에 돌아오고 버스에서 그가 내리고 너에게 우산을 씌어주는 것을 보았어.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하고 들어가는 것을 보았지. 그때는 가슴이 참 아팠어. 어떻게 찾아온 기회인데...

그날은 우울했지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내 마음을 더욱 고조시켰어. 이제 끝났다는 생각에 더욱... 침대에 누어도 잠도 안 오고 공부도 안 되고 머릿속엔 온통 너와 그만 떠오르고... 방돌이는 이런 내 마음을 몰라주고... 상사병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 했지.

힘든 마음을 달래기 위해 태구에게 도움을 요청했지 태구가 스틸러인 너와 같은 동아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 화학 수업 같이 들으면서 친해졌었는데 이렇게 도움이 될지는 몰랐어. 이때 태구에게 말했어. 너를 좋아한다고. 도움좀 달라고... 그렇게 태구와 이야기를 해보니 그나마 마음이 괜찮아졌어.

다음날이 되었지 우울하게 하루를 보냈어. 응선대도 수업 내내 자버리고 글쓰기 시간 대충 보내고 영어 시간이 되니 숙제를 하지 않아서 당황했지 그런데 친구가 말해주더라 오늘 스틸러 08 공연이 있다고 그러면 아마 네가 있을 거라고. 그런데 나는 월요일에 도발 운동이 있었어. 내가 훈련을 시켜야 하는 입장에서 쉽게 빠질 수는 없었어. 그래서 운동을 조금 적게 하고 핑계를 대고 빠져나왔지 친구에게 말해서 스틸러 공연 보러 같이 가자고 했지. 그런데 안가겠다는 거야. 그래서 그냥 갔다가 아무도 없으면 별이나 보고 돌아다니면서 생각이나 하다 돌아오겠다는 마음으로 78 위를 올라갔지. 그때 마침 친구가 온다고 전화가 오더라. 같이 가보니 역시 네가 있었어. 처음에는 망설였지 다가갈까 말까 그러다가 용기를 내서 다가갔어. 너와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게 좋았어. 마지막에 친구가 번호를 물어보라고 찔러주었지. 그래서 물어볼 수 있었어. 공연이 끝나고 너는 이제 치우고 가야 한다며 나를 먼저 보냈지. 기숙사에 돌아오고 생각해보니 내가 어떻게 이런 용기를 냈을까 하는 데에 놀랐어. 어떻게 내가...

그리고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해봤지. 그러고 보니 내게 곰 인형이 있더라고. 너의 슬픈 표정의 곰의 친구가 되면 어떨까. 그래서 가방에 곰 인형을 들고 다녔지. 화요일 물리 공동강의가 있어서 너와 만날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어.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중강당 밖을 나서는데 너는 다른 남자애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물론 그 남자가 스틸러 사람인 걸 알고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곰 인형을 전해 줄 없다는 것에는 안타까웠지.

그런데 다음날 스낵바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데 너와 비슷한 사람이 RC에 돌아가는 것을 보았지 처음에는 긴가 민가 했지만 곧 너인 것을 알았지. 다가가서 아는 척을 하고 싶었지만 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금방 사라지더라... 방에 돌아오고 뭔가 아쉬워서 문자를 보냈지. 방금 전에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는 거 보았다고 오늘 화실 하지 않느냐고 물었지. 그러니 오늘 화실 휴강이라 안 해도 된다고 했지. 밥은 먹었냐고 물으니 학식에서 먹었다고 답이 오더라고. 다시 묻기에 나는 스낵바에서 먹고 왔다고 했지. 그리고 이때다 싶었어. 그래서 줄게 있으니 잠시 내려오라고 했지 10여 분간 답장이 없기에 내가 잘못 보낸 게 아닌가 하고 걱정을 많이 했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너의 문자가 왔어 용기를 내서 곰 인형을 전해주었지 전해주면서 말을 제대로 못한 게 후회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주었다는 거에 만족해 너는 아주 좋아하는 거 같지는 않았지만. 고맙다고 문자라도 보내주기를 바랐지만 아무런 문자도 없었어. 그리고 한주가 흘렀지 추석을 끼고... 그때 문자를 보내 보았지만 두 번 다 답장이 없었어. 그래서 나는 점점 불안해졌지.

다음 주가 되자 또 너의 얼굴이 보고 싶었어. 그래서 태구한테 투덜거렸더니 금요일 7시에 스틸러 동방에서 연습하는데 구경 올 거냐고 묻는 거야 선배가 혹시 있을까봐 망설였지만 가고 싶기도 했어. 당일이 되어 정말 난 태구한테 연락을 했지 가도 되냐고. 그런데 선배들 있으면 폐 끼칠까 두렵다고 그러니 선배들 없으니까 그냥 오라고 했지 나는 대강당에 들어서고 노래 소리가 들리는 것을 들었어. 내려갈까 말까 하다가 누군가 올라오는 발소리에 도망갔지. 그게 태구인지는 몰랐으니까. 태구와 같이 스틸러 동방에 들어서니 역시 네가 있었지. 태구는 나에게 줄 물건이 있어서 데리고 왔다며 둘러댔지. 그때 너희 팀은 Muse의 Starlight를 연습하고 있었어. 이때 이후로 Starlight에서 네가 키보드를 치는 부분이 인상 깊게 남는 거야 특히 Hold you in my arms라는 부분. 이때부터 이 노래가 좋아졌어. 듣다보면 네가 키보드를 치는 모습이 떠올라서... 그때 나는 너를 빤히 보았지. 그러니까 네가 나를 잠깐 흘깃하면서 보더라고. 아마도 내가 계속 쳐다보아서겠지. 움찔했지만 기분은 좋더라고. 그리고 잠시 연습이 끊긴 사이에 태구가 너를 밖에 나오게 하였어. 나는 네 옆에 있고 싶은데 말은 나오지 않더라고 내 성격은 어디 순식간에 고쳐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야. 그때 태구가 일요일에 수지랑 점심 먹으러 간다는 얘기를 꺼내면서 네가 저녁을 먹지 못했다는 말을 들었어. 그리고 왠지 더 이상 연습하는데 방해가 되기 싫어서 가겠다고 했지. 그렇게 난 스틸러 동방을 떠났지. 뭔가 아쉬우면서 기숙사로 돌아가는데 네가 저녁을 먹지 못했다는 말이 떠오르는 거야. 그래서 곧장 스낵바 매점으로 갔지 빵이랑 우유를 샀는데 햄버거와 우유라니 그때는 뭘 준다는 생각에 어떻게 주면 좋을 거란 생각을 하지 못했어. -ㅇ-; 그리고 돌아가는데 왠지 태구에게도 뭔가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래서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를 뽑았지. 그리고 스틸러 동방에 돌아왔어. 다시 만나기는 뭐해서 옆에 조용히 놓고 사라졌지. 그다음 태구에게 그걸 전해주라는 문자를 보냈어. 그리고 동아리 운동을 하러 갔지 네가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어... 네가 나한테 먼저 보낸 첫 문자.

과, 동아리, 분반, 수업 어느 것 하나 연관이 없는 너를 만날 기회는 거의 없었어. 수업 끝나고 점심시간에 잠깐 볼 기회가 생기는데 그마저도 보기가 힘들었어. 단지 너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데... 그것이 왜 이렇게 힘든 걸까. 게다가 네이트온에서도 너는 잘 들어오지 않았지 내가 네가 들어올 때마다 말을 걸어서일까?

그러다 어느 토요일에 네가 들어왔어 룸메를 깨워서 아침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지 나는 이미 아침을 먹고 왔기에 같이 먹자고 할 순 없었어. 그냥 안먹은척 할 걸 그랬는데... 후회는 항상 뒤늦게 하는 거니까. 대신 아침 먹고 싶은데 같이 갈 사람이 없다면 나를 언제든지 불러달라고 했지. 그리고 다음날 놀라운 일을 경험했지 친구와 점심을 먹고 있는데 네가 내 옆으로 지나가는 거야 혼자였지. 나는 친구와 밥을 먹고 있었지만 머릿속엔 온통 너의 생각뿐이었어. 그래서 밥을 다 먹은 후에 핑계를 대고 친구를 보낸 후에 너에게 찾아갔지 바로 앞자리에 앉아서 말을 걸었지. 청암 가려는 거니? 라고 물으니 기숙사로 돌아간다고 대답하였지 나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 특히 경제 심리 쪽을 읽는다고 했지 물론 그런 책들을 읽긴 하지만 네가 계절학기 때 경제 관련 과목을 수강신청 하려 했다는 사실과 이번 학기에 심리학 개론을 듣는다는 걸 알았기에 하는 소리였지. 사실 이것저것 재밌다 싶은 책을 모두 보지 소설만 빼고 말이야. 어쨌든 너와 단둘이 있을 수 있어서 좋았어. 헤어지고 왠지 공부가 잘 될 거 같았어. 다음날이 응선대 시험이었는데 말이지. 왠지 잘 볼 것 같았어.

밤에 너에게 다음날 아침을 같이 먹자고 했지. 예상은 했지만 거절이었지. 룸메를 떼놓고 갈 수 없다는 얘기였어. 그런데 다음날 너의 룸메와 같은 분반애가 아침을 먹는 것을 보았지 그러나 너는 보이지 않았어. 후...

시험이 모두 끝나고 나는 너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가졌어. 그러나 만나기가 쉽지 않았지 현실에서도.. 네이트온에서도... 그래도 문자는 언제나 볼 수 있는 것이니까 답을 해주지 않을까 하고 보내봤지만 계속 답이 없었어. 나는 상심했지.

그런 상태에서 할로윈 파티를 기산 친구들과 가게 되었어. 그래서 RC 밑에 계단을 내려가던 도중 너를 만났지. 우주랑 너와 대화하는걸 들으면서 나는 옆에 서있었지. 이상하게 발이 안 떨어지더라고. 너랑 헤어지고 우주와 준택이가 말하는데 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고. 그래서 슬펐어. 그리고 우주한테 네가 분반 소풍에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었어. 할로윈 파티에서는 네가 왜 아픈지 알고 싶은 생각뿐이었어. 그래서 우주한테 계속 물었지만 답을 해주지 않더군. 어쩌다보니 여자와 남자가 짝을 이루고 친해질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나의 파트너는 영어 잘하는 파트너였어. 영어가 짧은 나로서는 그 사람과 오래 잇을 수 없었지 곧 나를 버리더군.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했지. 그런데 심심하더군. 다른 친구들은 다들 춤추며 잘 놀고 있는데... 나는 그저 우주한테 빨리 얘기를 듣고 싶었어. 그런데 춤에 미친 우주는 계속 춤만 추고 얘기는 안 해주고 --;; 겨우 기다려서 얘기를 들었지 오늘 룸메가 네가 아파서 소풍에 나오지 못했다고 알려주었다고.

그 다음 주 월요일에 친구가 선배에게 얘기를 잘 해서서 참뼈에서 저녁을 얻어먹게 되었지. 시장으로 가는 길에 너를 보았어. 전에 아프다는 말을 듣고 이 시각에 갑자기 시장에서 혼자 오는 것으로 보아 병원을 갔다 오는 것일 거라 생각했지. 밥을 먹은 후에 네 생각이 계속 나서 문자를 보냈지. 안색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그러나 답은 없었어. 그래서 생각했지 역시 넌 나에게 관심이 없는 거구나... 왠지 마음을 정리해야할 거 같다는 생각도 했어. 그래도 나와 마주치면 인사는 해주더라...

하지만 다음 주에 친구들에게 슬픈 얘기를 들었지 네가 물리수업을 마지막에 출석 체크하러 들어오고 다른 남자아이와 어깨동무를 하고 갔다는 사실을 말해주었어. 고구마 캐러 갔었을 때의 기분이었지. 그러나 인내하기로 마음먹었지. 잘되진 않았지만. 그렇게 역시 끝나는 건가 생각했지 친구는 아닐 거라며 나를 계속 복 돋아 주었지

그리고 일주일이 흘러 화요일에 국제관에서 신소재 무학과 설명회가 열린다는 소리를 들었지 처음에는 별 생각 없다가 무학과 설명회라는 말에 솔깃했지. 혹시 너를 볼 수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 표면으로는 신소재에 대해 알고 싶다 저녁을 때우러 가겠다. 하였지만 실은 너를 보고 싶어서였어. 그리고 무학과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이곳저곳 참여했지. 사실 내가 관심 있는 곳은 물리학과밖에 없었는데 말이야... 네가 수학과를 지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학과에도 갔었는데 너는 보이지 않더군.

이렇게 지내던 중 스틸러 공연이 다가 온 거야 스틸러 공연 당일에는 물리인의밤 행사가 있었는데 거기서 태구가 말해주었지 네가 예쁘게 차려입고 나왔다고. 나는 스틸러라는 밴드공연에 대충 차려입고 나왔었지. 그런데 태구말을 듣고 잘 입고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평소에는 잘 입지 않는 옷을 입고 공연을 보러갔지.....

......

난 있잖아... 네 옆에만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공연 보는 동안 네 옆에 있을 때가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그런데 말이야 중간에 네가 없어졌을 때 무척 불안하더라고. 그래서 문자를 보냈는데... 사실 보내던 문자는 종종 씹혔던지라 이번에도 기대 안하고 보냈었어. 분반 생일축하 하러 갔다는데 안도감이 생기더라고.

빼빼로데이때 무언가 주고 싶은데 부담되는 건 안 좋고 또 만나기도 힘들고 해서 꾀를 부렸지. 우편함에 넣어놓으면 되겠다 싶었어. 그런데 그냥 넣어놓으면 너한테 주는 것인지 모를 테니 쪽지를 붙여서 네 거라는 표시를 했지. 그리고 스틸러 공연에 똑같은 선물을 준거야. 너는 네가 너를 좋아하는 것을 눈치 챈 모양이야. 물론 그렇게까지 했는데 모르면 이상한 것이겠지만... 그때 넌 나에게 물어왔어... 내가 널 좋아하냐구...

 

 

//내가 참 바보 같은 걸까... 응선대 시험 2일 전 맹장 때문에 입원했을 때 네가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친한 친구들도 내가 입원한 사실을 잘 모르더라. 사람들이란 이런 것인가. 내가 믿었던 친구들이 얼마나 많은데... 내가 도와줄 때는 고마워하면서 정작 내가 도움이 필요 할 땐 외면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더라. 그래도 끝까지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에 고맙더라. 어쨌든 병원생활은 끝이 났지.

내가 너에게 써서 보냈던 이야기는 원래 1월 1일부터 보내려고 했던 거야 그런데 수술 후유증으로 한주 더 앓다보니 그럴 여유가 없었지 그래서 1월 11일에 처음 메일을 보냈고... 매일 23시 23분에 예약메일로 발송했지. 네가 그걸 눈치 채기를 바랐는데 아닌 것 같더라고. 총 10개의 이야기를 보냈지 짝사랑 운운하는 이야기. 어쩌면 너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이야. 나는 8번째 메일에서 내 이야기가 재밌을지 걱정된다고 말을 했어. 그랬더니 너는 그런 걱정 말라고 잘보고 있다고 연재 끊기면 독촉메일을 보낼지도 모른다 하였지. 그런데 이건 형식상 예의였던 것일까. 난 진짜로 연재를 끊었는데 하루 이틀 사흘 나흘이 지나도 너는 독촉 메일을 보낼 생각을 하지 않더라. 10일정도가 지나자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또 며칠이 흘렀지. 참다못한 나는 먼저 메일을 보내봤고 그것을 너는 아무렇지 않게 흘려버린 것 같더라... 그동안 내가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었는데 바보같이 말이야... 사랑이라는 게 이런 건가... 바보 같지. 자기가 메일을 끊어놓고 자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게 말이야. 후... 짝사랑이란 참 힘들다. 항상 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 고뇌하는 거 힘들다.

어쨌건 난 다 포기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새준위 갔다가 동아리 활동하러 가는 길에 너로 보이는 사람을 보았는데 머리에 웨이브가 있었지. 잘 살펴보니 너였지. 뜻밖의 상황에 놀랐어. 그래서 바로 말을 걸지는 못하고 화장실로 숨어들어 갔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와서 너에게 말을 걸었지. 새터 공연 때문에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등등... 그런데 네가 갑자기 가방을 들고 일어나더니 바로 가버리더라고... 나는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설이 지나고 새터가 시작되었지... 첫밤에 네가 공연하는걸 알고 있었지만 공연을 보기 힘들 거 같았지. 동아리 회장 자리를 맡고서 새터 공연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혼자 빠져나와 공연을 본다는 건 참.... 그렇지. 그런데 새준위라서 가능했어. 첫밤에 점수를 계산해야해서... 그래서 갔더니 네가 있더라. 리허설 몇 번하고.. 반갑게 인사해주는 네가 좋았어. 후... 공연 후에 장난스런 내 문자에 재치 있는 답을 해주는 것도 고마웠어.

내심 내가 하는 공연도 지켜봐주길 바랐지만... 일이있다는거 어쩔 수 없지. 새터가 끝나고 다음을 네가 이삿짐을 나르는걸 보고 벌써 왔나 싶었고... 내 욕심인건가.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에휴.

개강을 하고 다음날 경영학 수업을 듣게 되었을 때 너랑 같이 앉고 싶었지. 그런데 그렇게는 못하고 수업 끝난 후에 밥을 같이 먹자고 했어. 흔쾌히 승낙해서 좋았어. 여태 항상 거절만 당했으니. 3월 3일 수요일 너와 만나는 거 좋았어. 기분 엄청...

그런데 내 마음은 점점 집착으로 변하더라... 그 다음 경영학 수업시간. 네 옆에 앉는 건 좋았지. 이번엔 약속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난 따라갔지. 에휴 그냥 돌아서는 게 낫다 싶은 생각은 항상 후에 들더라고. 물론 이때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다음 시간에는 내가 말을 잘못했지... 나를 버리지 말라고 했던가. 바보--;; 나도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아직도 후회된다. 그리고 플밍 랩시간에 분반친구 옆에 있는데 계속 따라 다닌 것도 후회된다. 좋아해서 그런 거라고 봐주라... 그런 행동이 악효과만 가져 올거라는걸 알면서도 내 발이 알아서 따라가고 있어서...

그리고 일요일... 플밍 보충 끝나고 친구와 카테를 갔는데 웬일인지 네가 오더라... 밥 같이 먹자는 걸 굳이 뿌리치고 가는 건 내 마음을 매우 아프게 하는 거야... 왠지 네가 나를 싫어한다는 느낌을 받았어... 이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은데... 너무 고통스러워 네 행동 하나하나에 울고 웃고 하는 게 너무... 고문이야. 내게는...

그거 알아...? 나 사실 플밍이랑 경영 넣은 건 너를 보고 싶어서란 거... C언어는 원래 배우고 싶었지만 23학점이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이번학기에 들을 필요는 없지...; 원래 애초에 경영학보다는 경제학을 수강하고 싶었고... 그런데 이제 다 소용없네.. 경영 조도 다르게 배정받아 버렸고 플밍 시간에 같이 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래 난 너 좋아해 애초에 여자는 생각도 안하고 학교에 입학했지만. 내 마음이 가는건 나도 어쩔 수가 없어. 단지 외모 때문에 좋은 건 아니야 같은 재수라는 동질감 그리고 재치 있는 너의 말투... 그런 것에 끌린 걸까. 사실 나도 그건 잘 몰라 난 단지 내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하는 것뿐이니까. 같이 사진찍자고 한 것도... 지난 짝사랑에 하지 못한 걸 하면 잘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고 내가 쉽게 고백하지 못하는 것도 지난 짝사랑에 실패에서 경험한 두려움 때문이야. 그리고 사실 너와 네이트온으로 처음 대화할 때. 서울 강남에 산다는 말에. 망설였어. 내가 너를 얼마나 아는지 네가 나를 얼마나 아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감히 추측하건대 넌 나와 반대의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높아. 난 그렇게 잘사는 집에 태어나지 못했어. 아니 처음에는 그럭저럭 살았다고 볼 수 있지... 그런데 말이야 내 사춘기 시절에 그 감정 기복이 심할 때에 ... 말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났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신기할 정도로 말이야. 내가 집에 잘 안 간다고 말을 했었지. 그것엔 슬픈 이유가 있어. 재수할 때도 힘들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시절 남들 다 하는 것 못하는 슬픔 그걸 억눌러가며 살아가야 했던 나날들. 지금 와서는 남들이 전혀 경험하지 못한 아프면서도 귀중한 경험이 되었지. 그 때문에 나는 나란 사람이 적어도 물질적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진 못해도 정신적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믿어. 만약 네가 구질구질하게 살아갈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나를 버려도 좋아. 그런데 말이야 물질적, 표면적인 것 말고 무언가 도움이 될 사람이 필요하다면 내가 이 세상 제일 나은 사람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 그것이 내가 버텨 살아온 경험이니까...

솔직히 말해줘 나에게 마음이 조금이라도 없으면 제발 나를 버리고 더 좋은 사람 찾아. 그런데 나를 놓치고 조금이라도 후회할 것 같다면 잘 생각해봐. 너에게 나는 쉬운 사람인지 몰라도 절대 난 누구에게나 쉬운 사람 아니야.

 

그런데! 이제 다 소용없게 되어버렸군. 이렇게 질질 끌어오는 게 아니었는데... 방학 중에라도 빨리 마음 접었어야 했는데. 학기 중에 마음을 접게 되었네. 에휴... 이것 또한 나를 성숙하게 만드는 것이겠지. 더 강해지기 싫은데 내 마음 더 단단해지기 싫은데 또 상처입기 싫었는데. 혹시 나에 대해 죄책감이 들 수도 있을 텐데 그러지 마라. 다 내 잘못이야. 모든 것이 나로부터 비롯된 것. 그리고 그 친구가 나보다 좋은 사람이니 선택했겠지. 부디 잘 사귀어라. 내가 축복을 해주진 못해도 저주를 퍼 붇지는 않을 테니까. 아니 제발 잘 사귀어... 중간에 깨지고 그러면 내가 더 슬플 것 같아. 부디... 아마 너도 나 때문에 마음고생 심했을 것 같은데...... 다 잊어줘. 학기 초 내가 너를 알기 전 그때로 되돌아갔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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