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에 낮술 먹고, 집에 와서 맥주 마시면서 쓰는 글입니다.
반말로 쓰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내가 너의 결혼식을 망친 것도 아니기에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날 보고 놀라던 너의 눈빛은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구나.
내 생일 이틀 뒤에 일방적으로 헤어지자고 통보하고, 곧바로 다른 여자랑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카톡 프사로 해놓은 걸 본 이후로 한시도 널 저주하지 않은 적이 없다.
양다리 걸치던 여자랑 해외여행까지 갔다와 놓고, 나에게 부끄러운 짓 한적 없다고 뻥까지 쳤지.
니가 잘못한 게 세 가지 있다.
첫째는 나와 헤어지기 전에 다른 여자를 만난 것
둘째는 바람 피워놓고도 그런 적 없다고 거짓말 한 것
셋째는 니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은 것
난 지난 5년동안 매일 너의 카톡 프로필과 상태메시지를 체크하면서 니가 불행하기만을 바라왔다.
니가 힘들어 보이면 난 즐거웠다.
너의 웨딩사진을 보고, 곱게 보내줄 생각은 없었다.
오늘 니 얼굴 참 행복해 보이더라.
하지만 니가 그 행복한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당분간은 나도 같이 떠올려 지겠지.
그게 오늘, 나의 목적이었다.
이제 내 휴대폰 연락처에서 널 지웠다.
니 전화번호는 이미 외워버렸지만, 다시는 저장하지 않을거야.
헤아릴 수 없는 집착과 번민의 시간들.. 이제는 나도 끝낼란다.
하지만 용서한다는 뜻은 아냐. 그냥 묻기로 한거지.
앞으로 결혼생활 하면서 배우자가 행복해 할 때
니가 한 여자의 사랑과 꿈, 희망을 얼마나 처참하게 짓밟았는지 한 번이라도 처절하게 반성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