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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만연 시대
게시물ID : sisa_8697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페
추천 : 3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18 19:43:38
http://www.podbbang.com/ch/7260?e=21816408

오유에 가입하고 처음 올리는 글입니다.ㅋㅋ
선거철이라서 게시판마다 뜨겁네요.
게다가 최근 남인순 의원으로 인해 오유를 비롯한 커뮤니티 사이트마다 시끌시끌합니다.
뜨거운 모습으로 서로 자신의 의견을 나누면서, 뜻이 모이기도 하고 그러다 서로 다름을 확인하기도 하는 것은 
언제나 멋진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반응들을 보다가 김종배 선생님이 진행하시던 시사통의 한 코너였던 지식통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났습니다.
2015년 11월에 방송되었고 어쩌면 이미 많은 분들이 들으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지금 시기에 꼭 다시 한 번 더 들어 보고 싶었고, 또 미처 못 들으신 분들께는 함께 나누고 싶어 소개합니다.
한림대의 조형근 교수님과 김종배 선생님, 이 두 분이 대담형식으로 진행하신 것입니다.

내용을 소개하면, 조형근 교수님은 지금 우리 시대는 혐오가 만연하는 시대이며, 우리들은 수많은 혐오의 목록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방송에서 지적하는 혐오는 단순한 개인적 혐오가 아니라 이를 넘어서 집단과 집단 간의 혐오로서 사회현상으로 나타나는 
혐오에 대한 것입니다. 그 예로 내국인은 외국인 노동자를 혐오하고, 비정규직은 귀족노조를 혐오하며, 남성은 여성을 혐오하고, 
젊은 세대는 노인을 혐오하고, 비흡연자는 흡연자를 혐오하는 것 등을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다가 필연적으로 적대감을 느끼게 되는 대상을 만나게 되고, 
이 때 적대감은 분노와 혐오라는 형식으로 나타난다고 말씀하십니다. 
분노는 분노하게 한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지만, 혐오는 행동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지 않으며 행동하더라도
개인적 차원이거나, 인터넷에 댓글을 달거나 SNS에 글을 올리는 것으로 혐오를 표출하고 그것을 인정받는 것에
그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는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한 측면이며 모든 사람이 그러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아니야, 나는 예외야!'라고 생각하지 말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가 적대의 대상을 대하는 멘탈리티(심성, 사고방식, 정서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것의 원인은
소비자본주의 사회의 매우 협소해진 정치적 가능성, 87년 체제 이후 만들어진 정치 경제 사회적인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모습,
그로 인해 발생된 정치적 허무주의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 허무주의라는 것이 정치적 희망의 대상이던 소위 386세대의 소시민화, 기득권화 그러한 일종의 배신의 과정을 목도하게 
된 것에도 원인이 있다라고 지적합니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으려 노력했을 것이고, 새누리당 보다는 조금 더 나았을지는 모르지만
"나보다 더 나쁜 사람을 가리키는 것만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것이다!"라고도 하셨습니다.
나아가 체제가 무능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끊임 없이 혐오를 조장하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혐오라는 감정에는 상실감, 배신감, 불안감이 저변에 깔려 있으며
자신이 느끼는 불안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인식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문제는 이 알려고 하는 의지와 동시에 작용하는 모르고자 하는 의지의 결합인데,
다시 말하면 자신이 알고 싶은 것만 알고자 하고, 자신에게 편한 진실만을 알고 싶어하는 것으로
자신이 이해하기 쉬운 진실을 좀 더 많은 팩트를 통해서 확증하고 싶은 의지가 작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조형근 교수님은 불안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이러한 혐오가 본인을 포함한 누구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스스로 모르고자 하는 의지가 있음을 인정하자라고 끝을 맺었습니다.
만연하는 혐오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분명한 해답을 제시할 수는 없는 것이기에 그 답을 들을 수도 없고
당장 해결이 되는 문제도 아닐 것입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 좀 더 열린 마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올리는 저 역시 예외가 아니며, 제 상실과 불안을 쏟아부을 대상을 끊임 없이 찾고 있었다는 반성을 합니다.
예민한 시기입니다.
다들 조금만 더 크게 멀리보는 여유를 가지고 혐오보다는 우리가 촛불로 저들과 맞서 싸웠던 그 건강한 분노로써 행동하자고 당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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