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하얗던 털과 푸른 바다를 닮고 노란 호박을 닮은 서로 다른 눈으로 나의 품에 안기던 작고 어렸던 너
어느 새 시간이 흘러 습관처럼 중얼거리던 나의 혼잣말들을 들어주며 20대의 절반 이상을 나와 함께 하고 30대의 내 삶에도 함께 하고 있구나
얼마전 날카로운 칼로 배를 가르고 또 한번 위를 가르는 큰 수술을 잘 이겨내주어서 무척이나 고맙다
요새들어 하루종일 피곤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 이유는 쉬지 못하고 지친 일 때문이 아니라 후두염으로 부어버린 성대 때문에 잘 나오지않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너를 보며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 때문은 아닐까
예전의 넘치던 생기와 활발함이 사라지고, 느릿하고 의젓해지고 수술로 인해 아파서 종일 누워있는 널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이제 아프지말고 행복하자
나이가 들어버린 나의 고양이 마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