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퀄리즘을 지향하는 평범한 대한민국 여성입니다. 최근 오유가 군대 문제로 말이 많은 것 같아요.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조심스럽지만.. 저와 유사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을까 하고 글을 한번 남겨봅니다..
우선 군대 문제에 대해서 모든 남성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진심으로요..! 20대, 어찌보면 가장 소중한 시기에 나라와 가족과 국민들을 위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는 것은 정말 큰 희생이라고 생각해요. 몇주, 몇달도 아닌 몇년이라는 시간을 희생하며 지는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남자로서 숙명같은 것이면서도 또한 너무나도 불공평한 굴레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 있어서 결론을 말씀드리면 여성이 남성보다 체력적인 부분에 평균적으로 한계를 가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체력적 기준선을 낮추던, 대체복무를 하던, 다양한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분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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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가지 고백하고 싶은것은 현재 이퀄리즘을 지향한다고 말하던 저로서.. 부끄럽게도 처음에는 군대라는 것이 지닌 불공평함의 무게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과거 저는 군대는 대한민국의 남성이 지는 국방의 '의무' 남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 해왔습니다. 네.. 정말 죄송하게도 그것에 대해 궁금했던 적도, 알고자 했던 적도 누군가 알려줬던적도 없습니다..(알고자 하지 않아서 제대로 들리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것은 본인이 피해를,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었겠죠?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니 더욱 더 생각이 단단해졌고 그랬기 때문에 더욱 (자신이 피해자가 아닌) 불공평함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무지, 무관심, 익숙함 등이 차별과 불공평함에 대해 인지조차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거에요. 이런 논쟁을 통해서 우리가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서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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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부분에서 여성들이 느껴왔던 차별의 영역, 불공평한 영역이 오버랩 되었는데요.
현재까지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었지만 아직까지도 집안일, 육아분담, 사회생활에서 여성이 받는 차별적 대우, 유리천장, 몰카, 성추행 등의 다양한 부분에서 여성들이 받고 있는 차별들이 많습니다.. [물론 남성분들도 있겠지만(남성분도 집안일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간혹 성추행을 당하기도 해요), 또 개인의 역량차이(진짜 유리천장 아니고 개인의 능력이 부족해서 승진 못한건데 유리천장이라고 우긴다거나) 일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과반수를 말씀드리는 거에요.]
여성들은 오랜시간 이러한 불평등에 대해서 소리높여왔고 굉장히 많은 부분 개선 되었지만 아직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여전히 여성의 인권이 남성과 동등하지 않구나, 어떤 영역에서는 여전히 약자의 자리이구나 하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렇게 여성이 불공평한 부분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어떤 남성분들은 저와 같이, 여성이 받는 차별에 대해서 아예 생각조차 못하셨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은 알았어도 처음부터 깊히 공감하기는 어려웠거나 이해하는데 시간과 학습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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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성분들은 군대라는 주제가 갖는 불평등함에 대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새삼 깨닫으셨을꺼라고 생각해요. 여성이 받아온 불평등에 대해서는 본인의 피부로 느껴온 부분들과 학습으로 이루어진 부분이 워낙 많기 때문에, 여성이 감수하고 견디는 불평등한 부분에 대한 인지는 높아진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남성분들의 불공평한 부분에 대해 직면하고 더불어 과격한 언사와 공격성 댓글을 보면서 마치 여성들이 받아온 불평등과 차별을 군대라는 이슈와 상쇄 시키는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여자들 차별 많이 받는다고? 요즘에 그런거 거의 없음. 실제로 여자가 더 노력 안한거 아닌가? 남자들 군대문제는 어떤데? 왜 이중 잣대야? 이런 느낌의 글이 많아요 ㅠㅠ )
남성분들이 받아온 차별도 차별이고 여성분들이 받아온 차별도 차별인데요..
남성이 받아온 차별문제는 그 문제대로, 또 여성이 받아온 차별 문제는 그 문제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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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러가지 게시글을 보면서 남성분의 노고에 죄스럽기도 감사하기도했고 다소 과격한 글에는 분노했으며(여성이 애초에 능력치가 낮다는 글.. 그건 참..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여성분이 쓰신 글임에도 논리가 어긋나면 당황했고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를 더 이해하고 함께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느냐 하는거에요.
처음에는 잘 모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지하지 못한채 편견이 가득담긴 시선을 보내기도 하고, 서로가 지닌 피해의식으로 전혀 다른 논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서로 더 배려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그리고 서로의 아픔이나 불편함을 별개의 것으로 인정한다면 논쟁이 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여성분들이 불평등으로 힘들었던 것처럼 남성분들이 받는 차별대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