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궁금했습니다.
새누리가 아무리 수꼴 보수라고 해도...
어버이연합이나 특히 일베가 하는 짓을왜 눈감고 닥치고 옹호하는지를 말입니다.
그리고 새누리뿐만 아니라 조중동의 언론이나 기존의 나름 건전한 보수라 생각하던 그 어떤이들도 일베를 거부하지 않았지요..
학생이 사람을 대상으로 황산테러를 해도....
고인을 능욕하고 범죄를 저질러도...
왜 일베를 '건전한 우익들의 사이트'로 보는지.. 그들의 범죄를 '돌발행동 혹은 일부분의 문제'로 보는지 이제까지는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번 메갈정의 사태를 보니 알겠습니다.
새누리를 비롯한 보수진영에게 '애국'은 마법의 단어이자 거부할 수 없는 마약과 같습니다.
그것은 모든 범죄와 불합리함 그리고 퇴폐함과 역겨움과 더러움을 씻어주는 마법의 탈색제 였습니다.
어떠한 오물이 묻어도 '애국'이라는 탈색제 하나면 죄다 하얗게 변해버리는거죠....
자기들도 이것이 잘못 된 것이라는 자각이 있어도.. '애국인데 뭐 어때' 하는 자기 최면이 더 강했습니다.
자신의 신념이 눈 앞의 현상을 거부하는 거죠.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믿었던 진보진영에서도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새누리당이 '애국'이라는 마법의 탈색제가 있듯이..
진보에는 '페미니즘'이라는 마법의 탈색제가 있었습니다.
그 대상이 한겨례든 경향이든 정의당이든 노동당, 녹생당이든....
그들에게 페니미즘은 거부할 수 없는 마약이었으며, 페미니즘의 가면 하에서는 어떠한 행동도 다 용서가 되는 겁니다.
네.
새누리가 그랬듯이 정의당두요...
극우가 그들의 가치에 홀리듯이 극좌 역시 그들의 가치에 홀려버렸습니다.
제 예상이긴 한데..사실상... 정의당이 바뀌는 건 거의 없을 겁니다.....
그들은 그들의 가치를 져버릴 수가 없거든요.
그 가치를 표면에 내새우고 안에는 독이 든 마약일지라도.. 그들은 삼킬것입니다.
저는 이제껏 '메갈리아는 일베와 같이 치부될 것이고 건전한 페미니즘이 곧 그자리를 차지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성별 갈등 (이것이 가장 메갈리아가 원하는 것이지요... 지역갈등보다 더 근본적이고 해결할 수도 없는...)이 이미 시작되었고,
진보는 그것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것이 그들의 신념을 지키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죠.
슬픕니다.
술 한잔 하고 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