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이제 갓 성인이 된 나이에 취직했다며 동생에게 용돈을 쥐어주던 청년이 있었다.
비정규직이지만 정규직이 되겠다는 믿음으로 끼니를 걸러가며 일하고 또 일했다.
기득권들이 요즘 젊은놈들은 머리만 커서 힘들고 어려운 직종은 피한다는 말도
그 청년에겐 해당하지 않는 말이었다.
서민의 발이라는 지하철, 그리고 서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스크린도어 그걸 정비하다가 김군은 죽었다.
타인의 안전을 위해 일하면서 정작 김군은 위험속에 빠져있었다.
비용절감을 위해 주어진 하청업체의 특성상 규정과 달리 실제 인력상 2인 1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을꺼다.
결국 김군은 혼자 일하다가 전신이 뒤틀려 죽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싶다. 그리고 작은 꿈, 작은 희망만 안고 살면서 기득권이 바라는 대로 일하고 일했는데
그 결과는 죽음이었다는거다.
그리고, 규정을 지키지 못할 상황을 만든 서울메트로가 김군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으니 책임이 없다는 헛소리를 처하고 있다.
입사한지 얼마 안된 청년이 제멋대로 규정을 어겼을리가 있겠냐? 당연히 이 같은 상황이 관행화 되어있었던 거다.
그전에도 그그전에도 똑같이 일했을꺼다.
그런데 29일에 결국 일이 터져버린거다.
얼마전 강남역 묻지마 사건이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에 비해
김군이 비정규직이라 그런 것인지 관심도 없이, 저명있는 정치인이 이에 대해 언급하며 쟁점화 한것과 다르게 취급된다.
마치 기계의 부품이 하나 고장난 것과 같이 취급한다.
내가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그래서다.
YTN을 보고 있는데 김군이 죽은 이유가 안전불감증과 규정위반이라는거다.
저런 말같지도 않은 헛소리를 언론이라고 지껄이고 있는거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죽음마저 책임을 지게 만들고, 죽은 것도 본인의 잘못이라는 거다.
김군의 죽음은 자본논리, 인건비 절감이라는 이윤추구의 극단적 논리가 만들어낸 자본에 의한 살인임이 명백한데도
언론마저 자본권력에 장악되어서 저런 헛소리를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걸로 보였다.
심지어 정치계마저도 그렇지 않는가?
소수정당을 빼고는 이에 대해 일언반구 언급조차 하지 않는 현실이다.
이게 노예가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인가?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의해 죽임을 당했는데도, 마치 가축이 죽은 것마냥 다루고 있다.
이건 단순히 김군에서 끝날 일이 아니다.
구조적 모순이 계속되는 이상 그것은 그 다음, 그 다음으로 이어질꺼다.
그리고 그 다음은 나의 형제이거나 아버지, 혹은 나의 절친한 친구로 이어지겠지.
이 같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우리는 타파해야한다.
20살의 젊은 청년이 전신이 뒤틀려 죽는 마당에도 함구하는 사회에 저항해야 한다.
우리가 노예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노예라 하더라도 그 쇠사슬을 끊기 위해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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