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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을 정리합니다.
게시물ID : wedlock_740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캄다운플리즈
추천 : 17
조회수 : 214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3/14 02: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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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결국엔 저희 부부는 갈라서는 길을 택하고 그녀가 이사를 나가 이제는 정말 남이 되었어요.
1년 조금 넘는 결혼생활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를 처음 만난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마치 꿈이었던 것 같네요.
어딘가에 지금 이 심정을 털어놓지 않는다면 눈물이 왈칵 날것 같아 
비참해지기 싫어 올리는 글 넓은 아량으로 읽어주세요.

서로 상처 뿐이었던 결혼생활...
결혼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저희 두사람 모두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나이가 찼으니까... 괜찮은 사람인것 같으니 결혼 하라니까...
결혼을 준비하면서도 확신이 없었고, 결혼 후에도 확신이 없는...
숨기고 싶은 가장 부끄러운 부분을 편하게 서로에게 말할 수 있는 사이는 아니였어요.
돌이켜 보니 만나서는 안 될 사람들끼리 만나 결혼하고... 그 동안 참 많이 애썼다 싶습니다.
전 그녀의 백마탄 왕자가 아니었고, 그녀는 저의 안식처가 아니었습니다.

이혼하기로 합의한 몇주전부터 일부러 마주치는 시간을 최소화 해서
마음을 잡고 어느정도 대비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퇴근하고 집에 들어와 물건이 없어 휑하니 비어있는 집에 있으니 생각이 복잡해지네요.
화도 났다가 후회도 했다가 후련해하다가 슬퍼도 하다가...
이 비어있는 집에서 당분간 혼자 살아가자니 눈물이 나려고도 합니다.

모범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일을 벌이고 나니 왜 그렇게 아둥바둥 살았나 싶습니다.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해 아들이 이혼하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눈물 흘리시던 아버지...
빈 집에 혼자 있을 아들이 마음에 걸려 오늘 하루에만 수차례 전화를 하시던 어머니...
가족 모두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그래도 그녀에게 좋은 남편, 믿음직한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한 것이 제일 미안합니다.
정말 행복하게 해주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잘 살아보려 많이 노력했기에 큰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그녀가 남기고간 결혼관련 물품... 앨범, 함, 직접 만든 촬영소품... 결혼반지...
이것들을 처분할 때 다시 한번 고통이 찾아오겠죠
그리고 인터넷과 컴퓨터 곳곳에 저장된 많은 사진들은 아직 차마 지우지 못하겠어요...
괜찮아 지려면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면서 힘을 내고는 했는데
결혼생활 게시판은 이제 찾아올 일이 거의 없겠죠...
저는 비록 짧았던 결혼생활을 이렇게 마무리 하지만
여러분들은 결혼생활에 위기가 오더라도 지혜롭고 슬기롭게 이겨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행복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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