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여성의 군복무에 관해서 근 10년 동안 생각을 해보았다.
게시물ID : military_662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고싶다
추천 : 10
조회수 : 485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17/03/14 00:47:57
우선 나는 적극적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사회에서 성차별이 사라지길 바라는 사람 중 하나이다. 그리고 여성의 성차별 대부분은 여자도 군대를 감으로써 해결될거라 지금은 생각하고있다.

우선 군대에 관한 내 생각의 변화를 고찰해보면 이렇다.

고등학교때에는 군인아저씨였다. 어째서 여자는 군대에 없고 20대 초반인 남자사람들이 아저씨라고 불려야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학교 주변에 군부대가 있었기 때문에 군인은 우르르 몰려다니는 아저씨들 이게 끝이었다. 한 마디로 군대에 관한 생각 자체가 없었다. 

대학교 초반에는 신복환영회라는 곳에서 복학생을 처음 만남으로써 군대라는 곳을 경험해본 사람을 처음 만났다. 느낌은 어렵고 어렵고 어려운 사람이었고 열정이 가득차있어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들 같았다. 그리고 머리가 돌이 됐다는 푸념을 들으며 군대가 일종의 사회 격리 장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기숙학교를 다니면서 제한된 공동체가 얼마나 힘들지 알기때문에 그들이 조금 불쌍해졌다. 또, 이 시기에 내가 초딩일적 군인에게 편지를 썼는데 답장에서 아저씨가 나라 잘 지켜줄께!!라는 문구를 봤는데 마음이 괜히 애잔해졌다.

그러나 여자는 왜 안가느냐에 관한 고찰은 하기가 싫어 그냥 미뤘던 것 같다. 사실은 마주하기 싫은 주제였다. 학교 토론 수업에서 여성의 군복무 의무에 주제에선  찬성편에 들고 내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소극적으로 임했다. 
남자학우들의 태도가 흥미로웠다. 각양각색이었지만 이 중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 주장이 있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성평등을 주장하기위해선 여성이 군복무 의무를 맡는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의 군복무는 여성들이 더이상 보호 받아야한다는 대전제의 반증으로써 여성이 약하다는 기반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차별이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군에대한 생각을 시작하게된 계기기 때문에 그 복학생 오빠였던분께 감사하다)

이 주장을 아직도 전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지만 현재 여성들이 외치는 불평등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는 공감한다. 

내 얘기로 돌아가서 
대학 후반기.. 이 때 조금 이상했다. 
내가 이뻐하던 후배가 군대에 간다. 가더니 아저씨라 명명된다. 얘는 나보다 어린데?? 나올 때마다 푸념을 하는데 하 이건 장난이 아닌데? 너무 짠하다. 이때부터 군복입은 남자들만 보면 알 수 없는 죄책감이 스물스물 기어올랐다. 물론 고맙기도 엄청 고마웠다. 그러다 근데 왜 남자만 가는거지?라는 생각과 예전 복학생 오빠의 말이 떠올랐다.

또 하나는 흔히 군부신 부린다는 사람들 보기 싫었다. 그런데 이때도 나는 군대에 가기 싫어서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여성의 군대 문제만 나오면 경직되는 분위기가 싫어 여성의 군문제는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묻어뒀다. 

졸업하고 1년간 백수로 있으면서는 솔직히 군대에 관해 생각 안해보았다. 내 인생 버티기도 힘들었음으로.. 
백수생활 해보신분들은 이해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30줄에 들어선 나는 여자들도 군대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추운날 추운곳에서 고생하는 어린 남자 청년들이 불쌍하고, 대학이나 사회에서 한참 적응할 때 쯤 전혀 다른 환경으로 고립되어야만 하는 그들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사지육신 멀쩡히 다녀오면 된다는 제대자들의 말을 들으면 그 죄책감이 깊어진다. 모병제인 국가였다는 이런 고민조차 필요없을텐데라는 생각도 가끔 한다.

그런데 가장 솔직히 말하면 군문제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은 차별을 받고 싶지 않다. 
군대에 가지 않음으로 생기는 차별이 더 많아지는 느낌이다.(이건 내 죄책감에 기반한 자격지심일 수도 있다)
첫직장에서 일면식도 없지만 자신과 같은 군부대 출신을 이유로 밀어주었던 것. 대화시 군 얘기만 나오면 여자들은 그 대화속에서 자연히 도태되는 점. 조직에 대한 적응력 문제에서는 여자들은 군대를 안다녀와서..와 같은 언사들 등. 
이런 사소한 차별 받기 싫다. 그리고 이런 문제는 근본적으로 여성들도 군대를 다녀와야만 해결이 되는 문제같다. 
어쨋든 경험해본 자와 아닌자의 차이는 분명히 있으니까(군대가 경험의 문제라는 것은 아니고 인식의 기반이 그렇다는 것이다). 


최근 요 몇일 베스트에서 자꾸 보이는 군대에 관한 논란에 관해서 여자인 제 입장을 정리해봤어요. 짧은글에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간략히 정리해보려고 했습니다. 


밝혔다시피 저는 페미니스트가 아닌 일반적인 여성이지만 군문제에 관해 진지하게 고찰해본 여성도 있다는 것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군문제에 관해서는 고맙고 미안해하고 있지만 한쪽은 그런 마음 가지고 싶지 않았어요. 이에 기반해 현재 제 마음의 무게중심은 여성도 징집제의 대상이 되게하자에요. 

왜냐하면 언제까지 죄책감갖고 고마워하면서 살기도 싫거든요. 극단적으로 생각했을 땐 이건 남성이 권력에 우위에 서기위해 만들어놓은 사회적 기제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만큼 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죄의식이 싫거든요. 

그리고 제 주변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여자들도 꽤 있습니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구요. 

군복무에 관해 허공에 소리치는 느낌이 든다라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건 군문제를 제 일이 아니라고 가볍게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 알아주세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