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떠나보낸 제 햄스터 이름은 고창석이고
세 마리 골든햄스터 중에 제일 싸움을 잘하는 애였어요.
다른 친구들을 다 다치게 했다며 독방신세였어요.
한 뼘도 안되는 채집통에 갇혀있던 애를 데려온 거였죠.
그 좁은 데서 사는 것보다는 좋지 않을까 해서 데려왔어요.
그게 재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였고,
지내는 동안 우리 햄스터가 좋아하는 거, 싫어하는 거
알고 골라서 간식을 살 만큼 잘 지냈어요.
다 커서 데려온 애였는데도 손 한 번 문 적도 없어요...
졸업작품 한다고 밤새고 먹이만 갈아주던 때도
집에 들어가서 불만 켜면 반겨주는 애였는데.
지난 밤에 부시럭대면서 나왔을 때 눈길이라도 줄걸...
지나고 보니 미안한 게 많은 건 당연하겠죠?
창석이는 저에게 와서 좋다고 생각한 적 있을까요?
그보단 좋겠지 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지루한 생활인 건 변함없이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리빙박스 고쳐서 그물을 단다고 힘들었던 거나
밤마다 나오고 싶어서 갉아대던 게 생각나서
당분간은 창석이 집도 그대로 둘 까 싶어요...
반려동물 떠나보내면 꿈에 나오기도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