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기가 싫어요. 권태기는 남의 일인줄만 알았거든요. 서로 가장 잘 아는 사이고, 우린 행복했다고 생각했어요.
스무살 불꽃튀는 연애 아니라고, 각자 할일 하면서 사랑의 결실 맺자고 약속했어요. 한 3년동안 사랑한다는 말에 힘내자 노력하자 버티자 라는 다짐섞인 인사를 덧붙여왔어요.
5년째 지속된 장거리. 그사람의 군복무와 석사과정, 고시합격까지 같이 왔어요. 말안해도 아시겠죠, 참는데 도사가 됐거든요.
참는데 너무 익숙해져서, 한달이상 얼굴 못봐도 마음이 아프지가 않아요. 상대방의 목표가 너무 크고 원대해서 나는 그저 곁에 있어주기만 하면 되는줄 알았거든요. 내직장, 내 공부, 내인생은 그저 그사람 곁에서 따라다니기만 해도 벅차다고 생각했어요.
각자의 목표를 꼭 멋있게 이루자고 말했는데, 정작 우리의 목표는 없었어요...
나도 불꽃튀는 연애가 하고 싶어요. 가슴저리고 너무 사랑하고 너무 무리하는, 감정섞인 사랑을 하고 싶어요.
돌아갈수 있을까요? 나는 뭘 위해 이토록 노력하는 걸까요? 행복한지 어떤지도 모르겠어요. 행복하다, 고 내뱉어봤자 그저 주문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