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게시판이나 자유게시판이 어울릴까 하다가.. 정치/시사와 관련이 없지 않아 여기 글을 남깁니다.
그저 독백일 뿐이므로 반말 양해 부탁드립니다. (게시판 취지와 맞지 않다면 삭제 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싫어하고 이명박을 그렇게 찬양하던 너를 기억한다.
나에게 대선이 끝난 이후 아무렇지도 않게 "넌 정동영 찍었지?" 라는 질문을 하던 너를 기억한다.
나는 당시 정동영도, 이명박도 찍지 않았다. 이명박은 찍기 싫었고, 정동영은.. 말을 말자.
그 이후로도 너는 참 한결 같았다.
20대라는 나이에 어쩌면 조금은 어울리지 않게 조선일보를 열렬히 구독했고 이명박의 행보를 대놓고 지지했다.
2008년 촛불집회 당시 참가자들을 뭣도 모르고 선동되어 나온 사람들이라 지칭했고
외교적으로 미국소 수입 관련 사항은 이미 끝나버린 문제이므로 이제 왈가왈부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식의 집회는
국제적으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국가 이미지 실추만 불러올 뿐이라는 등의 말을 내게 했고
나는 국제관계 등 네가 하는 복잡한 말에 대해 실제로 내가 잘 아는 바가 없다는 생각과
어차피 내 생각을 말해봐야 서로 감정만 상할 뿐일 것 같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호남 출신인 내 앞에서 거기 사람들은 다 왜 그렇게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쯤 되었을 때 나는 너를 그냥 '아는 사람' 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로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이유로 우리의 인연은 끊어졌고.
그런 네가 요즘 어떤 생활을 하는지 의도치 않게 SNS를 통해 알게 되었다.
노무현을 그렇게 욕하던 너는, 그리고 ㅇㅂ의 전신격이라 할 수 있는 ㄴㄴ데모에서
이명박을 그토록 지지하던 너는 여전히 바로 그 노무현의 뜻을 이어받은 문재인을 싫어한다.
한결같아서 당황스럽지 않았다.
네가 황 총리를 지지한다면 나는 그저 네가 한결같구나, 하고 넘어갔을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을 비방하는 네 글은 이 모 후보에 대한 열렬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었다.
순간 굉장히 당황스러운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다.
물론 누구를 지지하든 말든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개인이 누려야 할 자유니까. 게다가 너와 난 이미 끊어진 인연이니까.
하지만 너의 예전 모습을 너무나도 잘 아는 나는 지금의 네 모습이 참 당황스럽다.
한나라당을 그렇게 지지하고, 이명박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무지한 대중이라며 고매한 어투로 비판을 하던 너는
이제와서 이 모 후보는 합니다!, 이 모 후보님 지지자로서 대신 사과드립니다, 등의 말을 하는 너에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니.
20대 청년답지 않게 스스로 극보수를 자처하며
마치 죽어도 1번을 평생 찍을 것 같던 모습의 네게
널 만나지 못한 몇 년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