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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는 이정미 헌재 재판관의 선고에 눈물이 났다.
사건,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안타까운 생각은 들었지만 특별히 눈물이 났던 기억은 없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는 오랜 기간 뉴스에 나올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아이들과 같은 나이의 아들이 있어 더 공감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어린 아이들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에 눈물을 흘린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느 날 아들이 그 배 속에서 수장되면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가슴이 시리게 울부짖었고 꿈에서 깬 후에도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그 악몽이 꿈인 것이 너무나 감사해서 또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나서 든 생각이 세월호 아이들의 부모들은 잠에서 깰 때마다 내게는 그저 꿈이었을 뿐인 이 악몽이 그들에게는 매일 느끼는 현실일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세월호가 침몰해 가는 그 긴박한 순간에 가장 큰 책임과 권력을 가지고 있었던 대통령 박근혜는 7시간 동안 뭘하고 있었는지 아직도 알 수 없고 그 감춰진 7시간보다 그 이후 박근혜의 행태는 더욱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부모들의 실낱같은 희망마저 끊어지며 푸른 새싹 같던 아이들이 하나 둘 차가운 시체로 부모들에게 돌아오고 있을 때에도 박근혜는 얼굴에 푸른 멍을 새기며 영혼 없는 추악한 얼굴의 주름을 펴고 있었다는 사실이 끔찍하기까지 하다.
아이들을 살려달라며 지나는 길 앞에 무릎 꿇고 호소하던 부모들을 차갑게 외면하던 박근혜의 눈길은 이제는 온 국민의 차가운 경멸의 시선으로 그에게 돌려지고 있다. 당연한 결과지만 그 당연한 것이 이뤄진 것이 이렇게 기쁠 정도로 그 동안 우리는 너무나 비정상적인 것들 속에서 살아 왔다.
그 동안 많은 눈물을 흘리며 그 때마다 차갑고 서러웠지만 오늘 흐르는 눈물은 뜨겁게 심장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