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잔디밭에서, 고양이 두 마리가 장난치는 장면이 떠올라. 너는 똑똑하고 장난을 좋아했지. 함께 시간을 보내던 너와 나는 정해진 울타리 안에서 그런대로 최선을 다해 즐거웠던거 같다.
사실 이성을 좋아하는 그런 감정인지는 잘 모르겠어. 나도 분명 아무렇지 않았는데 음... 어제는 누워있는데 갑자기 눈물이 막 나서 잠들었다가 깼고, 오늘은 혼자 가만히 있으면 눈물이 났어. 이별을 직감한 어린 애가 울어대는, 그런 느낌이야.
잠깐씩 니가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스칠 때마다 나는 마음이 아파. 그리곤 그 고민의 이유를 궁금해하지. 왜 시원하게 그만하자고 못하는거야? 나한테 감정있었던 적 한 순간도 없었다고 솔직히 말하면 내가 상처받을까봐? 없었던 시작에 끝을 고하는게 어색해서? 아님 귀찮은 일 쯤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것도 아님....
너도 알지. 모든 이유는 구차해. 그만큼 우리는 좋은 시간을 보냈으니까.
나는 잘 준비하고 있어. 너한테 나는 결국 아무 것도 아니라는거 잘 알고 있어. 그저 친한 동생으로 남기에는 좀 멀리왔어? 그렇다면 걱정하지마. 나는 너의 사랑에 성실하고 충실하던 너를 잘 기억하고 있으니까. 너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원래 세상 일은 내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래.
이만큼 나는 준비를 많이 했으니까, 니 앞에선 또 똥꼬발랄하게 굴거야.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할게. 이제 그만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