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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시간속에 나는 없는데...
게시물ID : gomin_16929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태롸커
추천 : 4
조회수 : 29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07 01:08:56
알람이 울린다.

잠들기 직전까지 이제 당신을 그만 좋아하자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아침이다. 

그런데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그 사람도 지금쯤 일어났겠지?'

알람을 꺼야겠다. 눈을 감은채 핸드폰의 아랫 부분을 누르려 몇 번을 헛손질하다

겨우 알람을 끈다.



실눈을 뜨고 잠시 전화기를 들어 사흘 전 당신에게 보낸 문자를 확인한다.

이틀 동안 아무 표시도 없었는데, '읽음' 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읽었네...?'

생각만 한 것인지, 입 밖으로 나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시 눈을 감는다.

어차피 출근시간은 정해져있지 않으니 오늘은 늦게 출근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난밤 지나치게 많이 태운 담배가 가슴과 목을 괴롭힌다.

'담배 끊어야지... 오래 살아야지...' 생각만 한다.



5분도 견디지 못하고 일어나 화장실로 간다.

간밤에 혼자 궁상떨며 마신 술에 얼굴이 많이 부어있는 것 같다.

'오늘은 마주치면 안되겠네...'

뭐... 어차피 만나지 못하겠지만.



양치를 하며 부은 얼굴을 보는데

그래도 나쁘지는 않은 얼굴이란 생각을 한다.

'이 정도면 마주쳐도 괜찮을거 같아'

행여나 마주칠지도 모르니 거울을 보며 무심한 듯 말하는 '안녕하세요'를 연습한다.



샤워를 하고,

우연히라도 마주쳤을 때를 위해 

갖고 있는 옷의 전부인 셔츠 3장과 바지 3장 중 한 벌을 어렵사리 골라 입고

'옷 좀 사야겠다...' 생각한다.

이번 달도 나갈 돈이 많다. 다음 달은 꼭...



그런데 나에겐 다음 달이 없다.

이제 곧 억지로 노력해도 그 사람을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나야한다.

슬퍼지려고한다. 이러지 않기로 했잖아 되내이며

닳았지만 가장 이쁜 신발을 구겨 신고 나선다.



일을 한다. 당신은 지금 바쁠까?

점심 시간이 다가온다. 밥 먹자고 할까?

돌아와 졸린 눈으로 일을 한다. 차라도 마시자 할까?

퇴근시간이 다가온다. 맥주 한잔 하자고 할까?



그런데 문득

사흘 전 보냈던 문자에 답이 없다는 것이 생각난다.

그리고 결국

당신의 시간 속에는 내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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