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지른 식재료들로 일주일치 식량을 준비하느라고 바쁜 일요일이었습니다
친구는 백운대 다녀왔다고 페이스북으로 자랑질을 해대는데 원나잇푸드트립, 맛있는 녀석들, 냉장고를 부탁해, 오늘 뭐먹지만 하루종일 돌려보며 음식만 만들었습니다
오랫만에 요리계에 들어와보니 이도 재미있네요
한 일주일밖에 안남았으니 그동안이라도 열심히 밥해먹는 걸로...
어제 득템한 불고기감으로 불고기 양념을 재워놓고 나머지는 함박스테이크 패티나 만들까하다가 귀찮아서 냉장고에 던져두었습니다
냉이나물, 봄동무침, 달래나물, 애호박볶음, 무생채 대충 해놓고 미나리 다듬다가 거의 폭발할 뻔 했답니다
미나리를 잘못사서 잎사귀 다 떼고 나니 미나리 나물이 한줌밖에 안남았다는... ㅠㅠ
떼어낸 잎사귀로 전부쳐먹으면 좋다는 주부사이트의 조언에 따라 부침가루 살짝 무쳐서 계란을 뒤집어입혀서 지져낸 미나리전이 오늘 아침식사가 되었습니다
주객이 뒤바뀐 미나리의 운명.
다음부터는 미나리는 피하는 걸로...
다듬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서 제 수준에는 지나치게 고난도 요리로 결론.
아침 식사가 너무 채식식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나리전에 계란이 무려 3알이나 들어가서 보이지 않는 단백질이 충분했던 식단입니다.
점심은 사과, 스위티, 꼬마 참외로 한끼
저녁은 냉동고 속 닭가슴살을 구제하기 위해서 오랫만에 오븐을 돌려서 마늘간장소스를 입혀서 구웠습니다
웨지감자와 방울 양배추까지 같이 구워서 양상치 샐러드와 함께 냠냠
앞으로 오븐은 다시는 안 돌리는 걸로... ㅠㅠ
매일 오늘 뭐 먹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단지 냉장고 속 재료와 요리법, 요리 시간이 중요한 포인트가 아니라 내 몸이 오늘 원하는 건 뭔가에 대해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탄수화물을 원하는 건가, 염분을 원하는 건가, 단잭질을 원하는 건가...
우리 몸은 부족한 영양소가 있을 때는 빨리 채워달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뭔가 먹어서 그걸 채우라는 신호를 줘서 식욕, 식탐, 공복감을 느끼게 합니다.
다만 우리가 이 신호를 잘못 해석하게 되면 하염없이 끊임없이 먹어도 계속 배고픈 것같고, 배부른 느낌이 없는 식욕을 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하기도 합니다.
몸에서 염분이 필요해서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잘못 알아듣고 과자, 케익, 빵 이런 탄수화물만 계속 섭취하면 먹어도 먹어도 계속 헛헛하고 충족되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빈혈이 있는 여성이 생리기간 중에 걷잡을 수 없는 식욕에 괴로와하는 경우를 본적이 있습니다
철분제를 먹거나 철분함량이 높은 선지, 순대, 쇠고기 적당량만 먹어주면 달래질 식욕이건만, 이 신호를 잘못해석해서 엉뚱한 음식을 미친듯이 먹으면서 빌어먹을 식욕만 탓하는 겁니다.
미친 식욕을 탓하기에 앞서 매일 내가 먹는 음식에 모자라거나 평형이 깨진 영양소는 없는지, 지금 내몸이 보내는 신호가 뭔지를 잘 파악해 보시길...
다이어트 식이 참 별게 아닙니다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고루 갖춰지게 먹다보면 내 식욕은 조절 가능한 것이 되더군요
내 몸의 신호를 알아 듣는 건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더군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실수에 실패를 많이 해봐야 겨우 알아들을 수 있게 되더라구요.
남들이 말하는 다이어트식단의 정석을 외우기 보다는 내몸의 신호를 알아듣는데 조금 더 신경써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