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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살면서 뭔가 당첨된 경험이 없다.
게시물ID : freeboard_15008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네마토모프
추천 : 1
조회수 : 2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3/05 13:08:56

혼자 주저리 떠들거라 존대는 빼겠습니다



  제목 그대로 뭔가 운이 걸린 뽑기에서 내가 웃은적이 거의 없는것 같다. 사실 지금까지 모든 복불복에서 졌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

지금 뭔가 이긴기억을 떠올려보니깐 저번 예비군 훈련 때 불침번을 한 생활관에 몰빵하기로 했었다. 대여섯 생활관끼리 가위바위보로 정했는데

그건 이겼다. 아싸리 기분좋았다. 진짜 너무 소소한 승리들이라 내 기억에 남는게 없는지 아니면 진짜 이런 시시콜콜한 승리밖에 예시를 들 수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쪽 이유건 썩 좋은 이유는 아닌거같다.


  반면 운이 나빴던 경험은 뭐 이로 말할 수가 없다. 일반적인 rpg게임을 하면서 운이 따른기억이 없다. 겜을 라이트하게 즐긴 이유도 없지않아있는데
강화는 기본이고 중간레벨대 그닥 대단할거 없는 장비나 아이템들도 언제나 노가다를 하고 돈을 모아서 사야만했다. 차라리 이런거면 낫지 한창 플레이

하는 게임이 기세가 기울어서 문닫는 경우가 허다했다. 온라인세상은 이쯤하고 실제세상을 보면 이런저런 행사나 축제를 가면 항상 따라다니는 경품증정 이벤트. 이런거 당첨될리 없다고 믿으면서도 츤츤거리면서 참가는하지만 역시나 꽝. 최근에 게임 테스트 랜파티를 갔는데 경품을 으마무시하게 뿌렸다.

회사도 어렵다는데 ... 1등 꼴등 다 합치면 전체 인원 중 25%는 받는 양이었는데 역시나 나는 쏙 빠졌다. 75%의 동지들은 나와 비슷하게 나는 만날 운이없어 하면서 집에 돌아갔겠지. 중고등 학교 선택도 뺑뺑이여서 내 저주를 피해갈수는 없었다. 중학교는 다행이 3지망에 걸렸고. 고등학교는 정확히 순위는 모르겠지만 아마 64순위로 맨뒤에서 두세번째였을 것이다. 난 처음에 내 고등학교 봤을때 이런게 있는 줄로 몰랐다. 뭐 그외 기타등등 여러가지 사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 사실 이녀석 뭔 배부른 소리를 하는거지? 라 생각하시며 그간 겪은 딮다크한 스토리들을 읊으시리라 믿는다. 하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건 기억도 안나는 사소와 영원히 남을 치명사이에 그 무언가에서 일어나는 여러 운이 걸린 사건들에 대해 말하고 싶은거다.

사실 그동안 나는 큰 대목에서 운이 나쁘다고 사람들에게 말해왔다. 그렇게 믿어왔다. 20대 초반에게 대사건이 일어나면 몇번이나 일어나고 얼마나 큰게 일어나겠냐고. 그동안 겪은 자잘하고 이따금 굵은 사건들이 내 경험의 전부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최근들어서 조금 생각이 트였달까.

인생의 대사건이란게 사실 어느 한 순간에 빵터지는게 아니라 수년동안 은근히 이어져온다는것 말이다. 사실 로또처럼 순간 뻥하고 터지는 순간이 있긴하지만 로또 맞았다고 끝이 아니라 그 여생이 진짜 중요한거 아니겠는가? 벼락부자가 망했다는 이야기를 보면 진짜 성공이란건 그 순간이 아니라 영속성을 가져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니깐 내가 겪은 행운과 불운의 가지수가 더 늘어났다. 자잘한게 아니라 무진장 큰 경우로 말이다. 특히 내가 그동안 행운이라고 여기지 않아온것들에서 내가 참으로 운이 좋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령 어릴때 나는 무지잘 뛰었고 엄청나게 넘어졌다. 초딩때는 혼자 멀쩡히 뛰다가도 넘어져 굴렀고 여자애가 발을 걸어서 세바퀴는 구른 기억도난다. 살은 많이 까졌지만 나 살면서 이가 깨지거나 뼈가 부러지거나 하는 큰사고는 한번도 없었다.

초중고 동안 사업이 망해서 가업이 기운 경험이 있다. 학교갔다왔는데 문은 다 따져있고 온집안에 차압딱지가 붙은 기억은 내 평생 잊지못하지... 그래도 양심적으로 딱지를 잘 안보이게 붙여주긴했다. 내고생도 있긴했지만 당신들의 헌신덕분에 지금집은 빛도 없고 제정상황이 많이 건강해졌다. 솔직히 대학다니면서 용돈못바라는 사람 많은데 폭삭 망한 가정이었지만 이후 내 기억에 학자금이나 용돈 때문에 크게 어려운점은 없었다. 이러한것도 하늘이 도와주셨으리라.

부모님께 죄송하지만 대학1.2년 매일 안일스텍을 쌓아가다가 나도 문제를 느껴서 갑자기 군대를 신청하려고했다만 사실 어영부영해서 신청은 못했다.
2학년 마치고 겨울방학즈음엔 이미 입대날이 겨울방학내로 정해졌다고 뻥을 깠다... 이건 내가봐도 개객기다. 암튼 정식 입대날은 3학년 여름방학때나 되고 그전에 입대가능한 방법은 어려운상황. 마지막 기회인 기간선택입영은 경쟁률이 50-60대 1이었다. 난 주옥된거다. 라고 생각했는데 덜컥 뽑혔다.

그 뒤에도 운이 따라줘서 동원사단에 입대해서 전방보다는 쉽게 군생활했다. 다만 불운이라면 작업이 만날 상하차같은거라 무릎나가고 허리디스크 생겼다는점.

 내가 말하고 싶은점은 사실 자잘한 운은 내가 나쁜게 사실이지만 그걸 액땜으로 삼아서 진짜 중요한 부분에서 큰 운이 따라줬다는것이다. 특히나 안일하게 살아온 나에겐 더더욱 필요했던 운들이 말이다. 그동안 특별히 운에 감사할 일은 없다고 믿어왔는데 시야를 더 넓게보니 내가 완전히 착각해왔던거였다. 지금 보면 내가 얼마나 내 삶을 근시안적으로 바라봤는지 알거같다. 나름 내가 살아온길은 잘 파악했다고 믿었는데. 아직 한참배울게 많은 햇병아리란걸 다시금 느낀다.

그래서 요즘은 뭔가에 당첨이 안되면 묘하게 기분이 좋다. 이번에 내가 잡지못한 운이 어떻게 나에게 돌아올까 생각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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