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댓글이란 기본적으로 게시글에 속하는 존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가끔 기발한 댓글이 올라와서 게시글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많은 추천을 받기도 하지만, 그건 말그대로 가끔이기에 더 빛나는거죠.
게시글은 말하자면 결혼식장같은거죠. 다들 신랑신부(게시글)를 보러오는거지 하객(댓글)을 보러 오는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하객이 신랑신부보다 더 화려한 옷을 입고 와서 주목받는다면 그건 폐가 되겠죠. 댓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다가 드립이 성공해서 주인공인 게시글보다 주목받을수도 있겠지만, 일부러 의도해서 유머글마다 전혀 관련없는 드립댓글을 달려고 오는건 결혼식장에 와서 신랑신부를 무시하고 자기 연애얘기 하러 오는것과 별다를바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머글을 올린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죠. 유머글을 올리는 목적은 재밌다고 생각하는 컨텐츠를 가져와서 다같이 웃기 위함이죠. 하지만 유일한 소통창구인 댓글란은 자신의 글과 전혀 관계없는 드립만 올라오더니 그 드립에 대한 대댓글로만 채워집니다. 자신이 기껏 올린 유머글에대한 반응은 거의 없어요. 아이디 언급만 안했을뿐 거의 댓글 친목질과도 비슷한 상황이죠. 이런 상황에서 유머글을 올린 사람이 보람을 느낄 수 있을까요?
가끔 있는 컨셉댓글은 적당한 웃음을 주지만 지나친 컨셉댓글은 글 올린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유머글을 방문하는 사람은 게시글을 보러 오는거지 댓글을 보러 오는게 아니에요. 그리고 글을 올리는 사람은 자신의 글에 대한 반응이 보고싶은거지 전혀 관계없는 남의 드립을 보고싶은게 아니구요. 단순히 노잼이어서 싫다는게 아닙니다. 방문객과 글작성자의 목적을 부정하는 행동이기에 안좋다는거죠.